英호위함들, 중국 ‘샹’급 잠수함에 액티브 소나 쏘며 추적… 다른 1척은 영국 잠수함에 꼬리 밟혀
  • ▲ 영국 해군의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 ⓒ영국해군 공개사진.
    ▲ 영국 해군의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 ⓒ영국해군 공개사진.
    중국군 핵추진 공격잠수함이 영국 항공모함전단 미행을 시도하다 영국 호위함과 잠수함에 먼저 들통나 역추적되는 망신을 당했다. 영국 해군에 꼬리가 밟힌 중국 잠수함은 2018년 1월에도 센카쿠열도에 숨어들다 일본 해상자위대에 들켜 이틀 동안 쫓겨다닌 적이 있다.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 미행하던 중국군 ‘샹’급 잠수함 3척 잡아내”

    “중국군의 7000t급 핵추진 잠수함이 남지나해부터 영국 해군의 퀸엘리자베스 항모전단을 미행하다 호위함과 호위잠수함의 음향탐지기(소나)에 발각돼 역추적당하는 일이 일어났다”고 영국 데일리익스프레스가 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호위함 켄트(HMS Kent)와 리치몬드(HMS Richmond)함은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함과 함께 남지나해를 떠나 괌으로 향하던 중 바닷속에서 자신들을 따라 오는 잠수함 2척을 발견했다. 수중배수량 7000t급인 중국군 핵추진 공격잠수함 ‘샹’급(Type 093)이었다. ‘샹’급 잠수함은 어뢰 외에 수직발사기(VLS) 12기에 대함·대지순항미사일을 탑재했다.

    영국 해군은 ‘샹’급 잠수함 2척의 미행을 놔두면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고 이들을 향해 ‘능동형 음향탐지(액티브 소나)’, 일명 ‘핑(Ping)’을 실시했다. 

    영국 해군이 잡아낸 중국군 잠수함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항모전단을 호위하던 애스튜트급 핵추진 공격잠수함은 세 번째 ‘샹’급 잠수함을 찾아냈다. 애스튜트급 잠수함은 ‘침묵상태(잠수함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태세)’를 유지하면서 호위함보다 일찍 ‘샹’급 잠수함을 찾아내 조용히 추적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국 해군 “중국군 잠수함들, 냉전 시절 美·英 잠수함 겪었던 경험 없어”

    영국 해군은 “중국은 초강대국의 지위를 갖기 위해, 그리고 태평양에서 무역과 안보를 지배하려는 의도로 잠수함전력을 강화하는데 이는 국제법 위반”이라며 핵추진 잠수함을 동원해 영국 항모전단을 미행한 중국을 비판했다. 영국 해군은 그러나 중국군 잠수함전력이 자신들보다는 아래라고 평가했다.
  • ▲ 영국 항모전단을 미행하다 들통 나 역추적을 당한 중국군 샹급(Type 093) 핵추진 공격잠수함. ⓒ인도 NDTV 관련보도 화면캡쳐.
    ▲ 영국 항모전단을 미행하다 들통 나 역추적을 당한 중국군 샹급(Type 093) 핵추진 공격잠수함. ⓒ인도 NDTV 관련보도 화면캡쳐.
    한 영국 해군 소식통은 “중국군은 빠른 속도로 잠수함전력을 확충하는 추세여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하지만 중국군은 냉전 시절 대서양 심해에서 소련과 대결을 벌였던 미국과 영국 잠수함전력이 겪은 전투 경험이 없다”고 평가했다.

    아직 ‘바다의 경운기’ 못 벗어난 중국 핵추진 잠수함

    군사전문가들은 중국 핵추진 잠수함을 ‘바다의 경운기’라고 부른다. 중국의 1세대 핵추진 잠수함 ‘한’급은 오래된 설계와 기술 때문에 수중 항행 소음이 너무 심해 잠수만 했다 하면 미국과 일본의 추적을 받았다. 이때 얻은 별명이 ‘바다의 경운기’였다. 이에 중국군이 절치부심해 만든 2세대 핵추진 잠수함이 ‘샹’급이다.

    중국은 ‘샹’급 잠수함을 실전배치한 뒤인 2002년 “미 해군이 사용 중인 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 후기형이나 러시아의 아쿨라급 잠수함만큼 조용하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2009년 미 해군정보국(ONI)은 “중국 ‘샹’급 잠수함은 구소련 ‘빅터-Ⅲ’급 잠수함보다 더 시끄럽다”고 밝혔다. ‘빅터-Ⅲ’급은 1979년부터 실전배치된 잠수함으로 러시아는 21세기 이전에 모두 퇴역시켰다.

    실제로 중국군 ‘샹’급 잠수함은 2018년 1월 동지나해 센카쿠열도 인근 해역에 숨어들려다 소음 때문에 일본 해상자위대에 발각돼 이틀 동안 쫓기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급 후기형이나 아쿨라급 수준의 정숙성을 갖고 있다면 이렇게 허무하게 발각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