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 봉사 → 전체회의 → 토론회…경준위, 잇따른 행사 강행에 내홍원희룡 "이준석, 경선에 관심 끊어야"… 이준석 "경선 기획은 당 중심"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 예비후보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둘러싸고 당 지도부와 후보들 사이에 주도권싸움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당 경선준비위원회(위원장 서병수)가 본격적인 경선 일정 돌입 전부터 자체 행사를 기획하는 것과 관련해 일부 후보가 '월권'이라고 주장하자, 이준석 대표는 "무리한 언급을 자제하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경준위 토론회 기획에 일부 후보 반발

    원희룡 대선 예비후보는 1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가 경선 프로그램에 대해 이게 좋다, 저게 좋다는 식의 관심을 끊어야 한다"며 "당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정권에 맞서 전체적인 투쟁을 지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준위는 경선에 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출하는 역할"이라고 강조한 원 예비후보는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전으로) 아직 후보 등록도 안 된 상태이고, 경준위는 당헌에 있는 조직이 아니다. 경준위에서 컷오프, 뮤직비디오, 리얼리티 프로그램 등을 확정된 것처럼 앞질러 가는 것은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경선에 관한 구체적 룰과 진행 방식 등은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접수에 맞춰 출범하는 당 선관위가 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서 쪽방촌 봉사활동과 예비후보 전체회의 등을 기획한 경준위는 오는 18일 대선 예비후보들이 참여하는 부동산분야 토론회를 준비 중이다.

    당 경선 일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경준위 주도로 토론회부터 진행한다는 것에 일부 후보는 난색을 표했다.

    원 예비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 관리에서 당 대표의 임무는 심판을 임명하는 일이고, 심판이 공정하게 경기를 운영하는지 감시·감독하는 일"이라며 "당 대표가 심판하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재차 우려를 제기했다.

    이어 "이 대표는 경선 흥행을 걱정하는 것 같은데, 후보들에게 맡겨 놓으면 된다. 후보들이 치열하게 정책경쟁과 자질검증을 하면 국민의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고 강조한 원 예비후보는 "후보들은 물론 국민들이 보기에 절대로 공정한 분들로 선관위를 구성하는 데 전력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예비후보 안 거치고 직행 전망

    앞서 당 예비후보 등록 후 각종 이벤트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윤 예비후보 측도 오는 30일로 예정된 경선 후보자 접수로 직행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윤석열 캠프 총괄실장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당 예비후보로 등록한다고 해서 선거운동을 더 활발하게 할 수 있다거나 어떤 혜택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굳이 예비후보 등록이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지도부에서도 경준위가 무리한 행사를 강행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경준위는 경선을 준비하는 곳이 아닌데, 경선 후보 등록도 되지 않은 후보자를 시켜 이미 경선을 하는 모양"이라며 "경준위가 본연의 임무에 맡는 역할을 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준석 "후보들 무리한 언급 자제" 불쾌감 드러내

    이 대표는 원 예비후보의 발언에 즉각 반박했다. 경북 상주에서 휴가를 보내는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경선 기획에 관해 지도부의 권한을 위임받은 기구인 경준위가 경선의 공정한 관리와 흥행을 위해 고민하는 것에 대해 후보들이 무리한 언급을 하는 것을 자제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도부도, 경준위도 경선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누가 하라는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원 후보가 후보 겸 심판을 하겠느냐"고 반문한 이 대표는 "경선 기획과 관리는 당이 중심이 돼서 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