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종율 해군 상사 부인 정모 씨 암 투병 중 21일 별세… 고1 아들 홀로 남아최재형 "너무 큰 고통"… 윤석열 "도울 길 찾겠다"… 유승민·박진·안철수 "용기 위로를"
  • ▲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예비역 대령)과 유가족회가 지난 5월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입구에서 천안함 명예회복을 위한 국민 감사 청구 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예비역 대령)과 유가족회가 지난 5월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입구에서 천안함 명예회복을 위한 국민 감사 청구 서명운동을 받고 있다. ⓒ정상윤 기자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이 '천안함 46용사' 중 1명인 고(故) 정종율 해군 상사의 부인 정모 씨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정씨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의힘 대권주자들은 일제히 애도를 표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최 전 함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천안함 전사자 유가족에게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최원일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 공개 도움 요청

    최 전 함장은 "21일 오후 12시30분경, 천안함 전사자의 부인께서 40대의 나이에 암 투병 중 소천하셨다"면서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고교 1학년 아들 하나만 세상에 두고 눈도 제대로 못 감고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지난 2010년 여섯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세상에서 유일하게 기댈 수 있었던 어머니까지 잃었다"고 한탄한 최 전 함장은 "아직 세상을 알지 못하는 어린 아들은 어머니마저 떠나보낸 후 홀로 남겨진 세상을 깨닫기도 전에 깊은 충격과 좌절에 빠져 있다"고 도움을 호소했다.

    그간 암 투병을 해오던 정씨는 21일 별세했다. 향년 44세다. 고인은 오는 23일 국립대전현충원 내 남편 정 상사 묘와 합장된다.

    정 상사는 2010년 천안함 폭침도발 당시 천안함 엔진을 담당하는 기관사 내연사로 근무하다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전사했다. 천안함 인양 이후 27번째로 유해가 수습됐다.

    정씨는 외아들을 키우기 위해 인천의 한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며 생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년 전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결국 숨을 거뒀다.

    유자녀 계좌번호 올리자 후원 인증글 잇따라

    최 전 함장은 "어울리지 않는 상복을 입고, 미성년 상주가 돼 눈물 흘리며 어머니의 마지막을 지키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 도움을 요청드린다"며 "심지어 부인은 주변에 폐를 끼칠까 봐 암 투병 사실을 알리지도 않고, 외로이 투병하다 제게 조용히 하나뿐인 아들을 부탁하고 가셨다"고 전했다.

    "조국을 위한 남편의 의로운 죽음이 자주 폄훼되는 것이 평소 깊은 스트레스로 다가왔다고 지인들이 전해주기도 했다"고 한탄한 최 전 함장은 "부디 천안함의 가족인 어린 아들이 용기를 내 세상에 일어설 수 있도록 여러분이 힘을 보태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최 전 함장은 당사자의 동의를 얻었다며 유자녀 계좌번호를 공개했다. 최 전 함장의 페이스북에는 "작지만 함께한다. 남겨진 아이가 많은 사람들의 위로를 통해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을 본받아 살아가길 기도한다" "작은 힘이나마 보탠다. 나라를 지키다 돌아가신 훌륭한 아버지를 둔 아들이다" "마음을 표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등 후원 인증글이 잇따랐다.
  • ▲ 최원일 함장 페이스북 글 일부. ⓒ페이스북 캡처
    ▲ 최원일 함장 페이스북 글 일부.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 대권주자들도 유가족 별세 소식에 애도를 표했다.

    최재형 "조문조차 못해 속상하고 죄송"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천안함 폭침 희생자 정종율 상사의 부인이 어제 소천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며 "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조문조차 할 수 없으니 속상하고 정말 죄송하다"고 추모의 글을 올렸다. 

    최 전 원장은 "아버님에 이어 어머님까지 떠나보낸 17세 아드님의 큰 슬픔에 위로의 말씀을 찾기조차 어렵다"며 "너무나 큰 고통이지만 다시 한번 아드님이 부디 용기를 잃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위로했다.

    해마다 천안함 희생 장병들의 넋을 기려온 유승민 전 의원도 조의를 표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홀로 남겨진 고인의 아들과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사랑하는 남편과 해후하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유승민 "홀로 남겨진 아들은 우리가 돌봐야 할 우리의 아이"

    유 전 의원은 "천안함 폭침 때 여섯 살이던 아들은 지금 고등학교 1학년인데 어머니마저 잃었다는 슬픈 사연"이라며  "고인은 하나뿐인 아들을 최원일 천안함장에게 부탁하고 외롭게 돌아가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부모를 여의고 홀로 남겨진 이 아들은 우리 모두가 돌봐야 할 우리의 아이"라고 강조한 유 전 의원은 "우리 공동체가 따뜻하고 강함을, 이 아이가 외롭지 않음을 많은 분이 증명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진 "용기를 심어줘야 할 의무 있다"

    박진 의원 역시 자신의 SNS에서 "소식을 접하고 한동안 가슴이 먹먹했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박 의원은 "상주는 이제 막 고등학생이 된 외동아들이라고 한다. 이제 세상을 홀로 헤쳐나가야 할 아이에게 아직은 세상은 험하기만 하다"면서 "우리는 용기를 심어 줘야 할 의무가 있다. 따뜻한 위로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첫 현장 일정으로 대전현충원 내 천안함 희생 장병 묘역을 찾았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조문을 위해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남겨진 가족 도울 방법 찾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남겨진 가족을 도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22일 페이스북에서 "천안함 피격 사건 故 정종율 상사의 부인 정씨의 명복을 빈다"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다 순직한 故 정종율 상사의 부인마저 암 투병 중 어제 소천하셨다.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 시간이었을지 가늠조차 힘들다"고 애도했다.

    윤 전 총장은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홀로 남겨진 아들이 겪어야 할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 모두의 온정과 관심이 필요한 때다.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도와드릴 수 있는 방법들을 찾겠다"고 다짐했다.

    안철수 "국가가 나서야 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에서 "국가가 나서야 한다"며 "홀로 남은 어린 유족이 시련을 이겨내고 잘 커나갈 수 있도록 교육을 책임지고 생계를 책임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 고(故) 정종율 해군 상사의 부인 정모씨 빈소에 천안함 전우회가 보낸 화환이 놓여져 있다. ⓒ최원일 페이스북 캡쳐
    ▲ 고(故) 정종율 해군 상사의 부인 정모씨 빈소에 천안함 전우회가 보낸 화환이 놓여져 있다. ⓒ최원일 페이스북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