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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국민청원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친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지금까지 한집에 살고 있다며 도움을 청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사흘 만에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공식 답변 요건을 충족해 청와대는 이 청원에 대해 답을 해야한다.
1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보면 지난 13일 올라온 ‘성폭행 피해자인 제가 가해자와 동거 중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22만 7530명의 동의를 받았다.
자신을 서울에 사는 19살의 학교 밖 청소년이라고 소개한 A 양은 “초등학교 고학년 무렵부터 친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성추행은 점점 대담해져 성폭행이 됐다”고 주장했다. A 양은 맞벌이 부모 아래에서 자란 탓에 한 살 터울 오빠가 자신을 정서적으로 키웠다고 밝히면서 오빠의 성추행을 모르는 척 넘기려고 했지만 결국 성폭행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A 양은 자신이 당한 성폭행의 끔찍함을 강조하려는 듯 오빠의 성행위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히 묘사했다.
A 양은 2019년 6월 자신의 오빠를 경찰에 신고해 현재 재판 중이라고 밝혔다. A 양 오빠는 현재 서울서부지법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 양은 “재판 중임에도 청원 글을 쓰는 이유는 수사가 진행 중이고 검찰로 넘어간 상황에서도 오빠는 전혀 반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해 2월에도 오빠에게 추행 당해 화를 냈지만 부모님은 오히려 저를 꾸짖었다”고 주장했다.
A 양은 자해와 자살을 시도한 사실도 털어놨다. 그는 “더 이상 남매가 아닌 피해자와 가해자가 됐음에도 살가움을 요구하는 부모님 밑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걸까”라며 “사건이 공론화되지 않으면 처참하게 가정으로 다시 돌아가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가야 하기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청원을 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A 양은 재판 과정에 대해 “부모님은 현재 가해자인 오빠 편에 서서 사설 변호사를 여럿 선임해 재판을 준비 중이고, 나는 국선 변호사 한 명과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은 다음 달 9일 열릴 예정이다.
이 소식을 접한 여성가족부는 “피해 청소년이 하루빨리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이날 오후 “이번 국민청원에 올라온 성폭행 피해 청소년 사건에 대해 매우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피해 청소년의 의사를 신속히 확인해 성폭력피해자 보호시설 입소, 심리상담, 의료·법률지원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