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도우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 여권 인사가 회유… 이동훈 '수산업자 공작정치' 폭로

야권 핵심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대변인을 지냈던 이동훈 전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13일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에게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은 뒤 여권 인사의 정치 공작 시도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이 전 위원은 이날 오후 6시쯤 서울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여권 사람이라는 인사가 찾아온 적 있다"며 "'와이(Y)를 치고 우리를 도우면 (금품 수수 수사를) 없던 일로 만들어주겠다' 이런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과도 조율이 됐다' 뭐 그런 식으로 말했다"며 "저는 안 하겠다. 못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은 '윤 전 총장 대변인직 사퇴와 이번 사건이 관련이 있는가', '와이가 누구인가' 등 기자들의 이어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택시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쯤부터 오후 6시까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이 전 위원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 전 위원은 가짜 수산업자 김씨로부터 고가의 골프채 등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위원 측은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저에 대한 실체적 조사도 없이 입건 여부와 피의사실을 흘린 경찰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경찰은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았는데 피의사실을 유포해 일방적으로 여론재판을 거듭하고 있다. 국민의 지팡이가 아니라 권력의 하수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김씨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받았다고 언론에 보도됐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해 8월15일 골프 때 김씨 소유의 캘러웨이 중고 골프채를 빌려 사용한 뒤 저희집 창고에 아이언 세트만 보관했고, 풀세트를 선물로 받은 바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가 윤 전 총장 대변인으로 간 뒤 경찰은 이 사건을 부풀리고 확대했다"며 "피의사실 공표가 윤 전 총장의 정치참여 선언일인 6월29일 시작됐는데, 사건 입건만으로 경찰이 언론 플레이를 한 것은 유례없는 인권 유린이다. 경찰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이 이날 여권 인사로부터 회유를 받았다고 폭로하자 국민의힘은 당 차원의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충격적인 사안이다. 정권을 도우면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회유를 했다니... 당 차원에서 즉각적인 진상규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