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23일 제주도 '4·3위령탑' 참배… "원희룡, 20년간 개혁적 행보"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제주에너지공사 신재생에너지 홍보관에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2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제주에너지공사 신재생에너지 홍보관에 들어서고 있다.ⓒ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대권주자들과 만남을 늘리는 모습이다. 당 밖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참여 선언이 길어지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당내 주자들 힘 실어주기에 나선 것이다. '8월 버스 정시 출발론'을 내세운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의 결단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준석, 제주 찾아 원희룡 띄우기

    이 대표는 23일 제주도를 찾아 원 지사와 함께 '4·3평화공원' 위령탑을 참배했다.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도 같은 장소를 찾았던 이 대표는 방명록에 "다시 찾아뵈었습니다. 아픔이 완전히 치유될 때까지 더 노력하고 더 자주 찾아뵙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평화공원에 이어 도내 신재생에너지홍보관을 방문했다. 원 지사가 직접 운전하는 전기차에 동승하거나 인근 해안도로에서 함께 전동 킥보드를 타며 이야기를 나눴다. 또 제주도청에서 운영하는 청년 취업·창업지원 훈련기관인 '더큰내일센터'를 방문해 현지 청년들과 간담회를 갖고 제주도당 당원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이 대표가 제주도를 찾은 것은 대선 경선 일정이 다가옴에 따라 본격적으로 당내 주자 띄우기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전날에는 원 지사 지지 전문가 그룹인 '원코리아혁신포럼'에 참석했다.

    다만 당내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 중 원 지사와 접점만 늘리는 모습이다. 전당대회 당시 '유승민계'라는 프레임 공격을 받은 만큼 유승민 전 의원과 만남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원 지사가 20여 년간 걸어온 개혁적 행보나 제주 도정을 이끌면서 보여준 행정능력, 미래 세대 먹거리에 대한 고민을 두루 평가해봤을 때 의사가 있다면 큰일에 도전해도 무방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주자라면 누구나 도울 것"

    'X파일' 논란으로 당 밖 주자인 윤 전 총장이 주춤하면서 국민의힘 입당 시기가 불분명해지자 먼저 당내 주자들을 두루 만나며 본격적인 대선 경선이 시작되기 전 윤 전 총장의 조속한 입당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당내 주자들이 경륜과 경쟁력이 있어서 앞으로 상당한 지지율 격벽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며 "당대표로서 당내 주자들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하는 역할을 갖고 있어 어필하는 과정에 도움을 드리겠다. 당에 입당한 주자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당내 인사로 분류되는 분이 아니기에 최근 특히 논란이 된 'X파일'에 대해 공식적으로 대응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좀처럼 지지율이 상승하지 않던 원 지사도 이 대표의 제주도 방문으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원 지사는 페이스북에 "이 대표와 국민의힘의 변화,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그의 등장으로 달라지고 있는 국민의힘을 느꼈다"며 "이제 시작이다. 자유와 혁신의 아이콘인 저 원희룡이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의 혁신을 완성하겠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