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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터뷰] 더 젊어진 박정희·육영수… 업그레이드 된 '뮤지컬 박정희'

송민경 "육영수 역 제안받고 부모님이 더 기뻐하셔"김민균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빠였던 박정희 그리고파"

입력 2021-06-17 20:37 수정 2021-06-17 20:37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가 제작한 창작뮤지컬 '뮤지컬 박정희'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2~3월 부산 초연 당시 완성도 높은 공연으로 매진행렬을 기록했던 '뮤지컬 박정희'는 음악과 대본, 출연진을 대폭 수정·교체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6월 17~20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에는 뮤지컬 '안나 카레니나', '노트르담 드 파리' 등에서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가창력을 선보인 배우 최수형과 4인조 팝페라그룹 '엘볼렌테' 멤버 김민균이 박정희 역으로 더블캐스팅 돼 보릿고개를 넘어 '산업화 시대'를 일군 거인의 발자취를 재조명할 예정이다.

육영수 여사 역은 걸그룹 '더씨야' 출신 송민경이 맡아, 청아하면서도 기품이 있었던 고인의 면모를 그린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은 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과 영화 '마스터', '마약왕' 등으로 얼굴을 알린 배우 노민아가 맡아 열연을 펼친다.

초연에서 각각 '마을 원로'와 '부녀회장' 역으로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던 배우 김영수와 신시온은 이번에도 동일한 배역을 맡아 관객들에게 웃음꽃을 선물할 전망이다.

개그맨 최국과 송치호도 감초 역할로 작품 곳곳에 나와 극에 활력을 더할 예정이다.

▲ 배우 송민경. ⓒ정상윤 기자

"육영수 역 제안받고 고민… 부모님 격려에 출연 결심"

가세연이 '뮤지컬 박정희'를 새로 만들기로 결정하면서 가장 화제를 모았던 건 주연 배우들의 교체 소식이었다. 초연에서 박정희·육영수 부부로 호흡을 맞췄던 배우 정도원과 김효선이 가세연과 결별하면서 과연 어떤 배우들이 두 사람의 빈 자리를 메울지 귀추가 주목됐다.

팬들의 불안감과 기대감이 교차할 무렵 깜짝 놀랄만한 뉴스가 전해졌다. '더씨야' 출신 연기자 송민경이 육영수 여사 역으로 낙점됐다는 것.

송민경은 '더씨야'가 해체한 뒤 영화 '인싸', '지금 이순간', '신황제를 위하여', '독고다이', '일진 3' 등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연기와 노래를 다 잡은 만능엔터테이너로 통한다. 2009년 싱글 앨범 'My Sweet Melody'를 내고 데뷔한 그는 노래 경력만 따져도 10년을 훌쩍 넘긴 베테랑 가수다.

이런 그가 '뮤지컬 박정희'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 폭발적인 호응이 일었다. 대부분 업그레이드 된 육영수 여사의 모습이 기대된다는 반응이었다.

송민경은 "제가 육영수 여사님이 젊으셨을 때와 좀 닮았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다"며 "평소 교과서로만 접했던 분을 직접 연기하게 돼 너무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고인에게 누가 될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캐스팅 제안을 받고 고민을 거듭할 무렵 부모님이 해주신 격려 한 마디가 큰 힘이 됐다는 그녀.

"당시 이런저런 고민이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좋은 기회다. 네가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래서 바로 출연 결심을 하게 됐죠."

송민경은 "49세에 돌아가신 육영수 여사님의 생애를 제가 표현하기엔 연륜으로 보나 살아온 환경으로 보나 많이 부족하다 걸 느꼈다"며 "그래서 인터넷으로 각종 자료를 찾아보면서 공부를 거듭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육영수 여사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육 여사의 성격은 물론 평소 즐겨먹었던 음식까지 꿰찰 정도가 됐다는 송민경은 "이번 작품을 통해 송민경만의 육영수 여사를 제대로 보여드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 배우 최수형. ⓒ정상윤 기자

"주연 배우뿐 아니라 앙상블 배우들에게도 관심 가져달라"

타이틀롤 박정희 역을 맡은 배우 최수형은 '오디이푸스', '노트르담 드 파리', '요덕스토리', '삼총사', '쓰릴 미', '사랑은 비를 타고', '아이다', '카르멘' 등 수많은 뮤지컬에서 명연기를 선보인 관록의 뮤지컬 스타다.

오래 전 군인 역으로 데뷔했다면서 박정희 대통령과의 공통점을 강조한 그는 "박 대통령의 남자다운 면모는 물론, 내면의 다양한 모습까지 '인간 박정희'를 제대로 그려내고 싶다"며 "좋은 기회를 베풀어 준 가세연 측에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평가가 엇갈리는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솔직히 부담스럽기도 했다는 최수형은 "박정희 대통령을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이 계신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저는 배우로서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 하에 참여한 것"이라며 "온전히 연기로서 저를 평가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최수형은 "조·단역으로 참여한 수많은 앙상블 배우들에게도 아낌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저희 4명 외에도 다양한 역할로 무대에 힘을 불어 넣는 많은 배우들이 계십니다. 다들 연기력도 뛰어나시고 에너지가 엄청나셔서 오히려 제가 그분들에게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저희 주연들만 집중해 보시지 말고, 극을 알차게 구성하는 앙상블 배우들에게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배우 김민균. ⓒ정상윤 기자

"김재규 역 염두에 뒀는데, 박정희 역으로 더블캐스팅"

뮤지컬 '레미제라블', '마리 앙투아네트', '모차르트!', '한 여름밤의 꿈' 등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김민균은 남성 4인조 팝페라그룹 '엘볼렌테'의 일원으로 활동 중이다.

'팬텀싱어' 출신 류지광이 멤버로 있는 이 그룹에서 김민균은 뛰어난 외모와 가창력으로 상당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뮤지컬 스타다.

최수형이 처음부터 박정희 역을 제안받은 것과는 달리 김민균은 "내심 다른 배역들도 염두에 두고 오디션을 봤다"고 말했다.

"영화 '그때 그사람들', '남산의 부장들' 등에 나오는 캐릭터들 있죠. 특히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역할이라든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오디션을 보러 갔어요. 그런데 오디션 직후 제작진 측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어울린다고 말씀하셔서 타이틀롤을 맞게 됐죠."

풍기는 외모부터 마초 냄새가 물씬 풍기는 최수형과는 달리 김민균은 목소리부터 섬세함이 느껴지는 캐릭터다.

강한 남성성이 느껴지는 최수형과는 정반대 분위기가 난다는 지적에 그는 "실제로 최수형 씨는 상남자, 마초적인 기질이 있으신데, 저는 약간 섬세한 편"이라며 각자만의 색깔이 있음을 강조했다.

김민균은 "박정희 대통령도 대통령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빠였기 때문에 다양한 면모가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한 입체적인 모습을 그려내 보고 싶다"고 말했다.

▲ 배우 노민아. ⓒ정상윤 기자

"코로나 시국에 공연할 수 있다는 자체가 감사"

2014년 케이뷰티 모델콘테스트 1위로 데뷔해 뮤지컬과 영화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노민아는 이번 작품에서 주연 중 유일한 생존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 역을 맡았다.

송민경과 마찬가지로 부모님의 적극적인 권유로 '뮤지컬 박정희'에 합류하게 됐다는 노민아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동생을 책임지면서 아버지의 뒤를 따라가는 장녀로서의 '책임감'을 보여드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노민아는 "원래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인데 옆에서 언니 오빠들이 많이 챙겨주셔서 수월하게 연습할 수 있었다"며 "코로나 시국에 이런 공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 감사해 한 달간 열심히 연습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뮤지컬 박정희' 서울 공연의 주연을 맡은 최수형·송민경·노민아·김민균과의 일문일답.

-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나 과정 등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최수형(박정희 대통령 역) = '뮤지컬 박정희'의 박정희 역을 제안받고 참여하게 됐습니다. 사전에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님과 강용석 가로세로연구소 소장님을 만나뵙고 출연을 확정지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주신 데 대해 두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송민경(육영수 여사 역) = 제가 알기로는 최수형 선배님이 워낙 활동도 많이 하시고 대단하신 분이라, 회사 측(가세연)에서 러브콜을 많이 보내신 걸로 알고 있어요. 선배님께서 너무 겸손하셔서…, 호호.

▲최수형 = 아닙니다. (웃음) 저도 오디션을 보고 절차를 밟아 합류하게 됐습니다.

- 박정희라는 인물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거대한 인물인데, 이런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는지요?

▲최수형 =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고요. 저도 많은 생각과 고민 끝에 출연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실존했던 인물을 연기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고,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조금은 다른 시선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셔서…. 그런데 저희는 연기자고, 작품을 만들어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저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 하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 이번엔 육영수 여사 역을 맡은 송민경 씨에게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어떻게 이 작품에 참여하게 됐고, 히로인인 육영수 여사 역을 맡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김민균(박정희 대통령 역) = 외모가 많이 닮았어요. (웃음)

▲송민경 = 네, 육영수 여사님이 젊으셨을 때와 좀 닮았다는 얘기를 듣긴 했어요. (웃음) 육영수 여사님은 제가 평소에 존경하는 분이기도 하고, 특히 저희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시는 분이세요. 하지만 20대부터 40대까지 연기해야 점 때문에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너무 좋았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부모님께 이런 고민이 있다고 말씀드렸더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적극적으로 추천해 주셔서 이 작품에 합류하게 됐어요.

- 자, 그럼 송민경 씨의 따님이시죠? 노민아 씨에게 질문을 드려보겠습니다. 어떤 과정과 어떤 연유로 이 작품에 합류하게 되셨는지요?

▲노민아(박근혜 전 대통령 역) = 워낙 부모님께서 제가 연기나 노래하는 걸 좋아해주시는데요. 이번에도 너무 좋은 기회라며 해보라고 적극 권유해주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이 역을 맡게 됐습니다.

- 박정희 역을 맡으신 또 다른 배우, 김민균 씨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김민균 = 오디션을 볼 때 사실 다른 배역도 염두에 두고 오디션을 봤어요. 저는 김재규 중앙정보부장 역할이라든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었는데, 오디션 직후 더블캐스팅으로 가야겠다고 하셔서 감사하게도 박정희 역을 맡게 됐습니다. 그래서 일이 커졌습니다. (웃음)

- 그러면 관객 입장에서 '최수형의 박정희'와 '김민균의 박정희'를 놓고, 편이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송민경 = 주변 분들 반응을 들어보니, 둘 다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워낙 성향이 다르다보니.

▲김민균 = 아마도 제작진이 저희 두 사람의 성격이나 나타나는 성향으로 볼 때 박정희라는 캐릭터를 여러가지 결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실제로 보시면 정말 다르구나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최수형 씨는 굉장히 남성다운 분이세요. 상남자, 마초적인 기질이 있으신데, 저는 약간 섬세한 편이거든요. 실제로 박정희 대통령도 대통령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남편이고 아빠였기 때문에 다양한 면모가 있으셨을 것이라 생각해요. 그러한 내면의 대조적인 모습이 뮤직비디오 안에서도 잘 표현돼 있습니다.

- 최수형 씨도 이러한 분석에 동의하시나요?

▲최수형 = 일단 저는 군인 역으로 데뷔했습니다. 장군이나 군인, 악역처럼 센 역할을 많이 맡았습니다. 박정희 대통령도 군인이셨기 때문에 남자다운 면모가 많으셨을 것으로 보이지만 가족과 있으실 때는 정반대의 모습이었을 수도 있죠. 따라서 남성적인 면뿐만 아니라 내면의 다양한 것들을 연기하려고 노력했고요. 한 인간으로서의 고뇌 등을 표현하는 부분도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 송민경 씨는 육영수 여사를 책으로만 접하셨죠? 그래서 캐릭터를 연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송민경 = 교과서로만 봤던 분인데, 이번에 캐릭터를 맡게 되면서 집중적으로 공부했어요. 인터넷으로 각종 자료를 찾아보면서 평소 성격은 어떠셨는지, 좋아하셨던 음식까지도 찾아보며 연구를 많이 했죠. 특히 영부인으로서 어떤 성향이셨고, 어떻게 국민을 대했을 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아직은 제가 35살이기 때문에 여사님이 49세까지 어떤 느낌으로 사셨을 지에 대해 느낌을 잡기가 어려웠죠. 일단 여사님의 젊은 시절은 제 느낌으로 가고, 그 이후의 삶은 그동안 연구하고 고민했던 것들을 표현하려 노력했어요. 이 작품을 통해 송민경만의 육영수 여사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 중에서 유일하게 생존해 계신 분이잖아요? 그런 면에서 연기 하기가 더 어려우셨을 것 같은데요.  

▲노민아 = 유일하게 살아계신 분이죠. 그래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저는 박 전 대통령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데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동생을 책임지고 아버지를 따라가는 장녀로서의 책임감을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면들을 많이 보여 드리려고 노력했어요.

- 연습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기억나는 순간들이 있다면?

▲송민경 = 저는 원래부터 뮤지컬에 도전하고픈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정말로 반갑게 이 작품을 하게 됐어요. 저의 첫 뮤지컬이 바로 이 작품이에요. 그래서 뭘 하든 힘들지도 않고 정말 행복했어요. 특히 짧은 시간에 많은 것들을 연습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런 환경이 배우들을 더 돈독하게 만들어줬던 것 같아요.

▲노민아 = 저는 손이 많이 가는 스타일인데요. 배우 여러분께서 많이들 챙겨주셔서 (웃음) 정말 편하게 잘 연습했던 것 같아요. 이런 시국에 이런 공연을 올린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어려운 일이잖아요. 이런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배우들이 정말 많은데, 좋은 기회로 저희가 공연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다들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연습했어요. 정말 한 달간 놀지 않고 열심히 했어요. (웃음)

▲최수형 = 인터뷰는 저희 4명이 이렇게 하고 있지만 사실 저희보다 앙상블 배우 분들이 더 많이 나오시고, 수고를 더 많이 하시거든요. 정말 다들 에너지가 엄청나셔서, 저희들보다 더 열심히 연기에 임하고 계세요. 저희뿐만 아니라 앙상블 배우 분들의 다양한 연기를 주목해서 보시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 이런 배려심까지…. 역시 베테랑이십니다.

▲최수형 = 어휴, 과찬이십니다.

▲김민균 = 지금 해외 라이센스 뮤지컬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 안에서 순수 국내 창작 뮤지컬이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고무적인 것 같습니다. 앞서 '명성왕후'나 '영웅'도 브로드웨이에 진출하지 않았습니까. 저희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생각을 갖고, 더 업그레이드해서 우리 창작 뮤지컬이 한 차원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취재 = 조광형 기자
사진 = 정상윤 기자
영상 = 장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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