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습이 대한민국 위상" G7 사진 편집해 文 강조… 외교결례, 인종차별, 오만 '우려'
  • ▲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G7 회의 참석 기념사진을 활용해 제작한 최초 홍보물(왼쪽)과 수정된 홍보물(오른쪽).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정브리핑 홈페이지 캡처
    ▲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G7 회의 참석 기념사진을 활용해 제작한 최초 홍보물(왼쪽)과 수정된 홍보물(오른쪽).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국정브리핑 홈페이지 캡처

    정부가 공식 SNS에 문재인 대통령의 세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기념사진을 올리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잘라냈던 것으로 14일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대한민국 정부 공식 페이스북은 13일 문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정상들이 영국 콘월 카비스베이에 마련된 양자회담장 앞에 선 사진을 게재했다.

    정부는 "이 자리 이 모습이 대한민국의 위상이다. 우리가 이만큼 왔다"면서 "고난의 시간을 극복한 위대한 국민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격스럽다"며 "모든 국민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박수현 정무수석과 김광진 청년비서관도 이 사진을 자신의 계정에 공유하며 홍보에 나섰다.

    박수현·김광진도 그대로 게재

    그러나 이 사진이 왼쪽 끝에 서 있던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의 모습을 잘라낸 편집본인 점이 알려졌다. 정부 측이 원본 이미지를 편집하면서 남아공 대통령의 모습이 잘려나갔는데, 이를 통해 문 대통령이 보다 크게 정중앙에 있는 것처럼 보이며 부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부적절하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페이스북 제작자는 14일 "이미지 제작 과정에서 실수가 있어 수정했다"며 원본 사진으로 바꿔 올렸다. 그러면서 "콘텐츠 제작에 있어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과 김 비서관도 사진을 원본으로 급히 바꿨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관계자는 "디자이너가 사진을 올리는 과정에서 좀 더 잘보이게 하기 위해서 편집했고,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던 잘못이 있다"고 조선일보에 밝혔다.

    하지만 편집본을 누군가가 결재해서 SNS에 올린 것이라면, 단순한 제작상의 실수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또한 정부가 제대로 된 사과는 없이 '꼬리 자르기'식 대응을 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누리꾼들의 비판 여론은 계속됐다. "아프리카 대통령을 누락시키는 것은 외교적 결례다" "제발 국민들, 나라 망신 안 시켰으면" 등의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해당 논란이 해외에 알려지면 한국 정부가 인종차별을 했다는 해석도 나올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