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이준석, 대선후보에서 윤석열 배제" 주장에… 이준석 "그런 식의 선거 부끄럽다"
  • ▲ (왼쪽부터)나경원·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뉴데일리DB
    ▲ (왼쪽부터)나경원·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뉴데일리DB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위한 모바일 당원투표가 7일 시작된 가운데,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가 향후 당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관계 설정을 두고 거친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의 '윤석열 배제' 가능성을 지적한 나 후보는 이 후보가 '뇌피셜(망상을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행위)'이라는 표현을 빌려 비난하자 "유례 없는 모욕"이라고 응수했다.

    이준석 "윤석열 배제? 나경원의 망상이자 뇌피셜"

    이 후보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에서 나 후보의 주장을 두고 "그런 것을 젊은 사람들이 보면 뇌피셜이라고 한다. 망상에 응답할 수 없다"면서 "그런 식으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 부끄럽다. 제가 국민들에게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나 후보가 이 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윤석열 배제' 공감대 형성을 주장한 데 따른 지적이었다. 

    나 후보는 지난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김 전 위원장과 이 후보의 발언을 종합해봤을 때 매우 우려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사실상 윤 전 총장을 야권 대선후보군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를 두고 이 후보는 "제가 한마디 하면 그걸 갖고 열 마디를 만들어내서 음모론을 만들어내는 것이 과연 경험 있는 중진들의 방법이라면 대선에서 못 이긴다"며 "망상에 대해서 진짜 뭐라고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당대표 경선이지, 윤석열 선대위원장 뽑는 선거가 아닌데 '윤석열'이라고 이름 세 글자를 전당대회 중심에 등장시키려고 한다"고 지적한 이 후보는 "나 후보는 누가 봐도 유승민·이준석을 싫어하고 안철수·윤석열을 당기고 싶어 한다고 얘기하고 있는데 이게 어떻게 공정이냐"고 따져물었다.

    羅 "이준석 발언, 정치 오래 했지만 유례 없는 모욕"

    이 후보의 '뇌피셜' '망상' 등의 발언에 나 후보는 즉각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나 후보는 이날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후보 다음으로 진행된 전화 인터뷰에서 "이 후보의 발언은 굉장히 모욕적 발언"이라며 "정치를 오래 했지만 이렇게 모욕적 발언을 들은 것은 참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런 식의 답변은 젊은 신인 정치인으로서 참 부적절하다. 그게 젊은 정치인가"라고 되물은 나 후보는 "윤 전 총장을 배제하려는 것인지 시원하게 아니면 아니라고 얘기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라고 반박했다.

    자신의 문제제기를 "합리적 의심"이라고 강조한 나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은 최근 '별의 순간'이라고 얘기했던 윤 전 총장에 대해 '대선후보 될 것 같지 않다'고 발언하고, 이 후보는 윤 전 총장의 '10원 한 장' 발언 같은 것에 대해서 형사책임을 져야 된다든지 이런 '압박성' 발언을 하는 것이 보인다"며 "결국 김 전 위원장과 이 후보의 발언은 윤 전 총장을 배제하는 듯한 취지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또  자신의 문제 제기를 '음모론'이라고 규정한 이 후보를 향해 "이런 발언을 할 것이 아니라 속 시원하게 이야기하면 되지 않느냐"며 "유승민 대통령 만들겠다는 것이 본인의 꿈이라고 한 것이 1년 전의 발언이다. 그러면 당연히 '특정 후보를 배제하거나 특정 후보가 당에 들어오는 것을 어렵게 하는 것 아니냐' 하는 취지에서 물을 수밖에 없고, 그에 대해 본인의 명확한 입장을 이야기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선 밀리니 별의별 소리"… "전당대회 개입 말라"

    나 후보는 라디오 인터뷰 이후 김 전 위원장과도 설전을 주고받았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나 후보의 '윤석열 배제론' 우려에 "그 사람이 대표 경선에서 밀리니까 별의별 소리를 다 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나 후보가) 선거 과정이니 이해해 달라는 문자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또 윤 전 총장의 연락이 오면 만나겠다는 생각이 여전하냐는 질문에 "이제는 시간이 너무 많이 갔다"며 "별로 관심이 없다"고 답해 사실상 기대감을 접었음을 암시했다. 

    이에 나 후보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김 전 위원장을 향해 "더 이상 전당대회에 개입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나 후보는 "소중한 우리 대선주자들을 평가절하하지 말라"며 "당원과 지지층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다. 정권교체 열망을 무겁게 받아들여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