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갑윤 전 국회부의장, 지난달 26일 윤석열에 전화…'靑 선거 의혹' 울산서 회동키로"내년 대선서 야권 힘 합쳐야" 조언에… 윤석열 "당연한 말씀" "준비 잘하고 있다"
  • ▲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맨 왼쪽은 강릉 지역 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실
    ▲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맨 왼쪽은 강릉 지역 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만간 울산에서 정갑윤 전 국회부의장과 회동하기로 약속한 사실이 2일 확인됐다.

    정 전 부의장은 국민의힘 상임고문으로,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을 잇달아 만난 윤 전 총장이 원외인사로까지 접촉을 늘리며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높이는 모습이다.

    윤석열, 정갑윤 전 부의장과 지난달 26일 통화

    2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정 전 부의장은 지난달 26일 윤 전 총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안부인사 차원이었다고 한다. 정 전 부의장은 울산 중구에서 5선을 지냈다.

    정 전 부의장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에게 울산 한번 안 오느냐. 와서 소주나 한잔 하자고 했더니 '가겠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회동 날짜는 조만간 통화해서 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정 전 부의장은 이어 "수차례 윤 전 총장과 통화하면서 정치 등 국정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정 전 부의장에게 "(대선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에 정 전 부의장은 "차근차근 신중하게 하라"고 말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특히 "서울시장보궐선거와 마찬가지로 (내년 대선에서) 야권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정 전 부의장의 조언에 "당연한 말씀"이라고 화답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이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서는 것에 맞춰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이 있는 울산을 방문한다는 데 의미가 남다르다.

    청와대 울산시장선거 개입 사건은 2018년 지방선거 당시 현직 시장인 김기현 후보(현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상대로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知己)인 송철호 더불어민주당 후보(현 울산시장)의 당선을 돕기 위해 청와대와 경찰 등이 개입해 표적수사를 벌였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이었던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 사건에 연루돼 현재 재판 중이다.

    원외 인사들과도 접촉 국민의힘 입당 임박

    최근 국민의힘 의원들을 잇달아 만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원외인사들과도 접촉을 늘리며 국민의힘 입당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6일과 29일에는 각각 정진석·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회동했다.

    지난달 22일에는 과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에서 함께 근무했던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통화에서 "제3지대나 신당 창당은 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국민의힘 입당을 시사했다. 지난달 24일에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결심이 섰다. 더 이상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전 총장 측은 "국민의힘 입당 여부 및 시기에 관해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 전 부의장은 윤 전 총장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의 원인제공자다. 2013년 국정감사에서 정 전 부의장(당시 새누리당 의원)은 윤 전 총장(당시 여주지청장)에게 "증인(윤 전 총장)은 조직을 사랑하느냐. 혹시 사람에게 충성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당시 채동욱 검찰총장의 지시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팀장을 맡았던 윤 전 총장은 "조직을 대단히 사랑한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말해 화제를 일으키며 '윤석열 어록'이라는 말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