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예선 1위에 '중진 단일화론' 나와… "전혀 논의 없어" 나경원측 일축"이준석 밟겠다고 단일화? 국민이 동의하겠나"… '개혁 거부' 역풍에 명분 우려
  •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지난 30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 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지난 30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1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 연설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6·11전당대회에서 이준석 후보를 제외한 네 명의 중진 그룹 간 단일화 전략이 당 안팎에서 떠올랐다.

    예비경선 1위를 기록한 0선 원외 당협위원장인 이 후보 견제를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하지만, 이를 위한 중진 그룹의 단일화는 '개혁 거부'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현실화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중진들 단일화론

    31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후보는 국민의힘 대표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에서 중진 의원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열세가 예상됐던 당원투표에서도 31%를 득표하며 나경원 후보(32%)와 1%p 차이로 선전했다.

    이 후보는 당원투표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 51%로 압도적 득표율을 보이며 '돌풍'을 입증했다. '이준석 당대표'의 실현 가능성이 커지자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자연스럽게 중진 그룹 간 단일화설이 흘러나왔다.

    다만 당사자들은 부인했다. 나경원 후보는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사실은 당에 대한 걱정은 많이들 하실 것"이라면서도 "단일화를 위한 논의는 전혀 없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고 선을 그었다.

    나 후보는 그러면서도 "지금 말하는 통합의 그림이 결국 유승민 전 의원만 국민의힘 경선 열차에 태우고 떠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며 '계파논쟁'으로 이 후보를 재차 견제했다.

    한 중진 후보 캠프 관계자도 통화에서 "현재 상황에서는 단일화 생각을 하지 않고 완주에 목표를 두고 있다"며 "중진 후보 캠프 간 단일화를 위한 접촉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본경선은 당원투표 70%

    전당대회 열기가 달아오를수록 단일화 이슈도 떠오를 전망이다. 나경원·주호영·홍문표·조경태 등 중진 의원인 후보들이 0선 원외 당협위원장인 이준석 후보의 압도적 지지세를 꺾기 위해서는 힘을 합쳐 당원투표를 한 후보에게 몰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본경선은 다음달 9~10일 양일간 진행되는 당원투표 70%와 국민여론조사 30%를 합산한다. 차기 당대표는 이튿날인 11일 전당대회에서 선출한다.

    다만 중진 그룹의 단일화가 실제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김웅·김은혜 의원이 대표 예비경선에서 컷오프(탈락)돼 이준석 후보가 신진 그룹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으며 '반 이준석 연대'는 '반 개혁 연대'로 비칠 수 있다.

    게다가 중진 그룹이 단일화한다고 해도 각 후보의 표가 그대로 합쳐져 역전이 가능할지도 확실하지 않다.

    이준석 "중진 단일화, 민망한 결과 나올 수도"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현재 이준석 후보가 왜 1등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며 "중진들의 구태정치를 바꿔야 한다고 국민과 당원이 얘기하는 상황에서 이 후보를 밟겠다고 단일화하면 국민이 동의하겠나. 오히려 표가 빠질 것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준석 후보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단일화는) 1 더하기 1이 1.5도 안 나오는 경우도 많다"며 "굉장히 민망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