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물리적 나이가 있다… 당대표선거 거치면서, 지금 시대 감당 못하겠다 판단"'라임 펀드 특혜' 물음엔 "경제활동 주체가 사위… '김부겸 딸'은 프레임" 한 발 빼
  • ▲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김부겸 국무총리후보자가 7일 대선 출마 의향과 관련해 "(국무총리직이) 마지막 공직이라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대권 꿈을 접고 문재인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로 공직생활을 마감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총리후보자로서 청문회를 치르는데, 대선 출마는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냐'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국무총리, 마지막 공직 각오"

    김 후보자는 "사실상 저도 물리적 나이가 있다"며 "정치권에 들어온 지 30년이 조금 넘었다. 마지막 저에게 주어진 공직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일할 각오가 돼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1958년생으로 만 63세다.

    '더불어민주당이 추구하는 것과 후보자의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대선주자에서 멀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지난해 국회의원선거, 당대표선거를 거치면서 정치해왔던 내용을 봤을 때, 제가 지금 시대를 감당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입장을 정리한 것이라고 봐달라"고 말했다.

    4·7보궐선거에서 패하고도 당이 친문(親文)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상대적으로 친문 색채가 옅은 김 후보자의 입지가 좁아지기 때문에 문재인정부와 함께 임기를 마치는 국무총리 임명을 받아들이는 대신 차기 대권 출마를 포기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편법 썼으면 어떻게 여기까지 버텼겠나"

    김 후보자는 사위의 라임자산운용 펀드 투자가 특혜라는 지적에, 사위를 자신과 엮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청문회에서 왜 라임 관련 질문이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강선우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김 후보자는 "경제활동의 주체가 사위인 셈인데 '김부겸 후보자 딸, 가족' 이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도저히 알 수 없는 영역에 대해 그림을 그려 놓고 이런데도 아니냐고 하면 참 뭐라고 해야 되나"라고 반문한 김 후보자는 "어제도 일부는 '이래 놓고 모른다고 할 수 있느냐'고 하는데, 그럼 뭐 어떻게 하라는 얘기인가"라고 항변했다.

    앞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펀드 '테티스 11호'에는 김 후보자의 차녀와 사위·손주 등 4명,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에스모머티리얼즈만 비공개로 가입했다. 투자액은 김 후보자 차녀 일가가 총 12억원, 이 전 부사장이 6억원, 에스모머티리얼즈가 349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이 펀드는 다른 라임 펀드와 달리 매일 환매할 수 있고, 환매수수료가 0%로 설정돼 가입 자체가 특혜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에스모머티리얼즈는 2017년 7억8000만원, 2018년 6억원, 2019년 6200만원 등 총 14억5000만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부사장이 자신의 측근들에게만 고수익을 얻을 수 있게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우선적으로 자금을 뺄 수 있게 설계한 '테티스 11호' 펀드를 공유해 이 펀드에 가입한 김 후보자 차녀 일가는 일반투자자가 아니라 라임자산운용과 관계가 깊을 것이라는 김 의원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어떻게 됐든 혈육과 관련된 일이고, 과거의 권력형 비리들을 보면 어떤 연관성이 드러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아마 추측하거나 어떤 선입견을 가진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힌 김 후보자는 "제가 편법을 부리거나 권력형 행세를 했었다면 여기까지 어떻게 버텼겠나"라고 적극 해명했다.

    김경율 "김부겸, 검찰 수사로 억울함 해소해야"

    '테티스 11호' 펀드를 대상으로 한 검찰 등의 별도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라임 펀드 중에서도 명백한 특혜로 보이는 이 펀드가 만들어진 경위, 가입한 사람과 관계 등을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회계사는 이날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해당 라임 펀드가 다른 펀드에 비해 특혜 논란이 있다고 보느냐'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물음에 "특혜성으로 구성됐다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라임 펀드를 구성하는 여러 가지 상품 중에서 지극히 유리한 조건"이라고 답했다.

    김 회계사 "금융사기 사건은 자금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는 시작과 끝이다. 김부겸 후보자도 억울한 점을 호소하는데, 결국 이 같은 억울함을 해소하는 길은 조사의 결과, 자금 흐름의 결과로 입증하는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 국세청, 검찰 수사 결과로 입증돼야 할 영역이고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