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겠다" 3월엔 67.8%, 2달 새 6%p 감소… "불안감 낮은 화이자로 설득해야"
  • ▲ 지난 3월 24일 화이자백신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주앙예방접종센터에 입고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3월 24일 화이자백신이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주앙예방접종센터에 입고되고 있다. ⓒ뉴시스
    우리 국민 중 코로나 백신 접종을 받을 의향이 있는 비율이 전체 61.4%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부가 지난달 27~29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로, 지난 3월에 67.8%였던 것에서 1달 새 6%p가량 줄었다. 

    정부가 내세운 11월 집단면역은 백신 접종률 70%를 기초로 한 것으로 이 같은 의식조사가 실제 백신 접종 거부로 이어질 경우 정부의 목표는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상대적으로 불안감이 낮은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빨리 들여오는 방법 외엔 대안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신 접종 망설이는 이유, 84%는 "이상반응 우려돼서"

    5일 정부는 '코로나19 관련 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29일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이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을 받을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61.4%의 비율이었다. 이는 지난 3월 67.8%에서 6%p가량 감소한 것이다.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로는 '이상반응을 우려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84.1%로 많았다. 

    "불안감 적은 화이자·모더나 빨리 들여오는 수밖에"

    전문가들은 AZ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만큼, 정부가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빨리 들여와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6일 본지 통화에서 "지금 전 국민이 화이자·모더나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보다 훨씬 높다"며 "정부가 아스트라제네카의 안전성을 강변하기보다는 화이자·모더나 백신 계약물량을 하루라도 빨리 들여오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 한 내과 전문의는 통화에서 "지금으로서는 부작용 의심사례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 보상과 납득할만한 설명이 없이는 접종 거부감을 줄이기가 힘들 것 같다"며 "그런데 정부가 보상 예산도 제대로 책정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접종을 권유하기는 어렵지 않겠나"고 지적했다. 이 전문의도 화이자·모더나 백신을 빨리 들여와야 접종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 발생 시 적극 보상과 충분한 설명 있어야"

    6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발표에 따르면, 이날 0시까지 388만3829명의 국민이 백신을 접종했다. 이 중 이상반응 의심 신고는 누적 1만8260건으로, 신고율은 0.47%였다.  

    백신 종류별로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한 국민이 192만2788명, 화이자 백신을 맞은 국민이 196만1051명으로 엇비슷했다. 이상반응 의심 신고율은 AZ 백신이 0.80%(1만5465건)로 화이자 0.14%(2795건)보다 높았다. 다만 이상반응 의심 신고 중 사망 사례의 경우는 두 백신이 큰 차이가 없었다. AZ 백신은 사망 사례가 47건, 화이자가 41건이 보고됐다.

    이 중 사망 사례와 접종 간 인과성이 인정받은 경우는 아직 없었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은 지난달 30일까지 사망 67건, 중증 57건 등 신고 사례 총 124건에 대해 심의를 진행했다. 사망 사례의 경우 67건 가운데 65건은 접종과의 인과성이 인정되지 않았고, 나머지 2건은 판정이 보류된 상태다. 중증 의심 사례 57건에 대해선 2건이 인과성이 인정됐고 53건은 인정되지 않았다. 나머지 2건은 판정이 보류됐다. 인과성이 인정된 것은 발열·오한·근육통 등 경증으로 치료를 받은 사례 4건(AZ 3건, 화이자 1건)에 불과했다. 

    피해 호소는 계속돼… "AZ백신 맞고 의식불명, 일상 불가능"

    하지만 당국의 이 같은 공식 판정과는 무관하게, 백신 접종에 따른 피해로 의심되는 사례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20대 건강하던 아들이 AZ백신 접종 이후 하루아침에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습니다"란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아들이 AZ 백신 접종 후 전신근육에 염증이 생겨 일상거동이 불가능해졌다"며 "스스로 옷을 갈아입기조차 어렵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지난 4일에는 자신을 "AZ백신 접종 후 의식불명 상태이신 여자경찰관의 자녀"라고 밝힌 한 청원인이 역시 AZ 백신 접종 피해사례를 알렸다. 이 청원인은 경찰관으로 35년간 복무한 자신의 어머니가 AZ백신 접종 후 의식불명에 빠졌다고 밝히며, "방역당국은 AZ백신 접종과 내출혈이 인과관계가 없다는 섣부른 결론보다는 경찰관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먼저 접종한 어머니의 명예와 억울함이 없도록 철저한 조사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다행히 이 여자경찰관은 청원이 올라온 후 이틀이 지난 6일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