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누드화 합성, 이명박 쥐 조롱은 괜찮고 이건 안 괜찮나… 文 대통령 성찰 계기 되길"
  • ▲ 문재인 대통령 측으로부터 모욕죄로 고소 당했던 김정식씨(시민단체 터닝포인트 대표). ⓒ뉴데일리DB
    ▲ 문재인 대통령 측으로부터 모욕죄로 고소 당했던 김정식씨(시민단체 터닝포인트 대표). ⓒ뉴데일리DB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전단을 뿌렸다가 모욕죄로 고소당했던 김정식(34) 씨가 청와대의 고소 취하와 관련 "성찰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돌직구를 날렸다.

    김씨는 5일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을 적폐·친일·독재 세력과 독립·민주화 세력으로 양분해 나라를 반으로 갈라 놓는 듯한 정부와 여당의 행태에 분노해 대통령의 선친께서 일제 시절 친일파가 아닌 이상은 불가능한 공무원 신분이었다는 의혹 등에 대한 답을 듣고자 했을 뿐"이라고 전단 배포 배경을 설명했다.

    김씨는 청와대 브리핑에서 나온 문구를 빗대 문 대통령 측의 고소 행위를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 복잡한 근대사를 진영의 이익을 위해 멋대로 재단하며 국격과 국민의 명예, 국가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행위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며 "대통령이 촛불시위대 앞에서 직접 했던 발언을 귀감 삼아 혹여 스스로 불태워져야 하는 진영의 수장이 되지 않도록 유념하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썼다.

    앞서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이번 일을 계기로 국격과 국민의 명예, 국가의 미래에 악영향을 미치는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 ▲ 김정식씨가 2019년 7월 배포했던 포스터. ⓒ민족문제인연구소
    ▲ 김정식씨가 2019년 7월 배포했던 포스터. ⓒ민족문제인연구소

    "이웃 국가 적대시 발언 일삼으면서 음란 표지 올려"

    김씨는 이어 "국격과 국민의 명예에 해악을 미친 것이 이웃 국가를 적대시하는 발언을 일삼으며 본인의 SNS 계정에는 해당 국가의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음란한 영상 표지를 올렸다가 5분 만에 삭제하고 제대로 된 해명조차 없는 대통령인지, 그 내용을 통해 '국민 모욕과 국민 분열을 멈추라'는 표현을 한 사람인지에 대하여 숙고해보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6일자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2년 가까이 경찰의 수사를 받은 소회를 밝혔다. "유시민 이사장 등 공직에 있다가 물러난 분은 명예훼손으로 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문 대통령이 (과거에) '비난받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서 문 대통령이 고소할 줄은 예상 못 했다"는 것이다.

    "모욕은 그쪽도 일상적으로 행하고 있다. 이전 대통령들은 쥐·닭으로 매도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누드화 합성도 당했다. 그건 괜찮고, 이건 틀렸다는 건가"라고 지적한 김씨는 "이번 사안은 비껴가면서 다음번에는 두고 보자는 뉘앙스처럼 느껴진다. 쿨하지 못하다. 문재인정부"라고 꼬집었다.

    김씨는 경찰 수사를 받을 때 조서 마지막 부분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생전에 남긴 말을 썼다고 한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으로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다."

    경찰은 2019년 7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분수대 인근에서 문 대통령 등을 비방하는 내용의 전단 뭉치를 뿌린 김씨를 최근 모욕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청와대는 고소인이 문 대통령의 대리인이라고 설명했으나, 이후 문 대통령의 고소 철회 지시를 전했다.

  • ▲ 2019년 7월 배포했던 또다른 포스터 내용을 설명하는 김정식씨. ⓒ유튜브 '이봉규TV' 캡처
    ▲ 2019년 7월 배포했던 또다른 포스터 내용을 설명하는 김정식씨. ⓒ유튜브 '이봉규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