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평 아파트에서 어떻게 수천 점을 사용했나…'도자기' 박준영, 더 커지는 '밀수 논란'"취미로 구입 시작, 벼룩시장 물건 너무 쌌다" 해명에… "궁궐에서 살았나" 野 질타
  • ▲ 4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 4일 오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이종현 기자(사진=공동취재단)
    박준영 해양수산부장관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인의 도자기 밀수 등 관세법 위반 의혹에 "송구하다"며 연신 머리를 숙였다. 박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벼룩시장 물건이 너무 싸니 수집에 재미를 붙여서"라고 해명해 빈축을 샀다.

    박준영 해수부장관후보자, '도자기 밀수 의혹' 사과 

    박 후보자는 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열린 해수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의 재산, 수입 등을 볼 때 부인이 찻잔 등을 취미로 샀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영국생활 3년 동안 부인이 벼룩시장에서 조금씩 사온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산) 물량이 많은 것은 송구하지만, 벼룩시장 물건이 너무 싸니까 수집에 재미를 붙였다"며 "그래서 양이 많고 퇴직 후 카페라도 운영하려고 보니 더 많은 물량을 샀다"고 해명했다.

    "(관세를 내지 않은 것과 관련해) 어떤 조치를 할 것인가"라는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박 후보자는 "(관세청) 의견이 나오면 무조건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관세 부분을) 저희 부부가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했다"고 인정한 박 후보자는 "이삿짐 화물이라고 치부했지만 제기된 문제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아내가 영국 소품이나 이런 것을 (모으는 것을) 취미로 했다"며 "카부츠 세일(car boots sale)을 통해 취미로 물건을 구입하기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박 후보자는 2015년 2월~2018년 2월 주영 대사관에서 공사참사관으로 재직했다. 박 후보자의 부인 A씨는 귀국 당시 영국 현지에서 산 찻잔 등 도자기를 외교관 이삿짐으로 넣어 반입했다.도자기 등에 따른 관세를 내지 않은 것이다. 

    A씨는 2019년 도소매업 허가를 받지 않고 도자기 등을 자신의 경기도 한 카페에서 판매한 의혹도 받는다. 

    野 "궁궐에서 살았나" "결단 내려라" 

    논란이 커지자 박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시작 무렵 모두발언을 통해 "사려 깊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 "문제점을 적극 검토하고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박 후보자의 사과와 해명에도 일부 야당 의원은 "궁궐에서 살았나" "후보자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등의 목소리를 냈다. 

    '도자기 밀수' 의혹을 처음 제기한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은 "(영국에서 도자기 등을 가져올 때) 모두 이삿짐으로 신고했다"며 "얼핏 봐도 수천 점인데 이 모든 것들을 어떻게 집안 장식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가. 궁궐에서 살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또 박 후보자가 영국 참사관 시절 지냈던 거처는 100㎡ 30평 정도로, 도자기 장식품을 실제로 사용했다는 것은 거짓말 아닌가"라고 추궁했다. 같은 당 안병길 의원은 "수사를 받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일본 측에 투명한 정보 공개 및 안전성 검증 등을 촉구할 것"이라며 "해양환경과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와 수입 수산물 원산지 단속 등도 철저하게 실시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후보자는 또 '남북 공동대응을 통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김승남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입장을 표명했다"며 "북한과 공동대응을 위해 통일부와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