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2인자가 다른 소리 내면 사기"… 대선 경선 앞두고 친문에 '러브콜'
  • ▲ 이낙연 전 더물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마포의 한 사무실에서
    ▲ 이낙연 전 더물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5일 마포의 한 사무실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자 정치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자신의 강점을 깎아먹는다"는 지적이 나왔고, 야당에서는 "태극기부대와 다를 바 없다"는 비아냥이 나왔다. 

    "정책은 보강·수정하고 재검토할 것"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자가격리를 마치고 마포의 한 사무실에서 당내 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의원 20여 명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과 차별화를 통해 독자노선을 걸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는 이 같은 주장에 "정권 재창출이 문 대통령을 지키는 길"이라며 "문 대통령을 배신할 수 없다. 문재인정부에서 절반 이상 2인자를 했는데, 내가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사기"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긍정정적 측면에서 정책을 보강·수정하고 재검토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을 위해 친문세력을 흡수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당헌은 대통령선거일 180일 전까지 후보 선출을 마치도록 했다. 당헌에 맞추기 위해서는 늦어도 오는 7~8월께 경선을 치르고 9월 초에는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이재명과 차별화전략… 자신의 강점 갉아먹어"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16일 통화에서 "선거에 참패하고 이재명 지사와 차별화할 방법은 친문세력에 손을 흔드는 것 뿐"이라며 "문제는 당내 쇄신동력이 사그라드는 상황에서 대권후보로 분류되는 분이 친문의 손을 들어준 것 같은 모습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다. 자신의 장점을 다 갉아먹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은 "민주당이 태극기부대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며 날을 세웠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절대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이 될 수 없고, 말 그대로 애국보수의 대척점에 있는 애국진보 정도가 이념적 지향인 것 같다"며 "죽어도 문재인 대통령을 지킬 것이라고 하는 상황 속에서 죽어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킬 것이라는 태극기부대를 누가 비판할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어 "무엇이라 이름 붙일 일만 남았고, 태극기는 들고 나오지 않을 테니, 들고 나오는 것에다가 '부대'를 붙이면 된다"고도 조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