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에 연일 날 선 비판… "훌륭한 분이 할 행동 아냐" 중진들도 발끈
  •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종현 기자(사진=국민의힘)
    ▲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종현 기자(사진=국민의힘)
    4·7 재·보궐선거 직후 국민의힘을 떠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자 야권인사들이 '발끈'하는 모습이다.

    "아사리판" 김종인에…"마시던 물에 침 뱉나"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4선·서울 용산)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당 지도부-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마시던 물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것은 훌륭한 분이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이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이 같은 발언은 김 전 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3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당권경쟁으로 잡음이 이는 국민의힘을 향해 "아사리판"이라며 "더 이상 애정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인터뷰에서 4·7 서울시장보궐선거 야권 단일화 과정을 회고하며 "당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단일화를 앞두고 우리 당 후보를 내는 데 관심이 없었다. 이런 행동을 보고는 선거가 끝나면 바로 당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어 "국민의힘에는 절대로 안 갈 것"이라며 당내 일부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김종인 재추대론'에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차기 당권주자와 관련해서는 "차라리 아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면 초선의원을 내세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며 '초선 대표론'에 힘을 실어줬다.
  • ▲ 국민의힘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가운데)과 중진의원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국민의힘)
    ▲ 국민의힘의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가운데)과 중진의원들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이종현 기자(사진=국민의힘)
    "국민의힘, 정치인 몇몇 분의 소유물 아냐"

    이 같은 김 전 위원장의 발언에 당권 도전을 노리는 중진의원들은 에둘러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5선·충남 공주-부여-청양)은 이날 회의에서 "내부로 향하는 총구는 더 이상 없다. 총구의 방향은 대한민국과 국민을 불편하고 어렵게 만든 정부·여당을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을 향한 김 전 위원장의 '독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 초기부터 강경 '비토' 발언을 쏟아낸 바 있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5선·부산 사하을)도 이날 회의에서 "최근 보면 당원들 권리가 그렇게 존중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어 "거듭 말하지만 우리 당 주인은 국회의원이나 정치인 몇몇 분의 소유물이 아니다"라며 "과거처럼 당을 운영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조 의원은 그간 '외부 영입 인사'였던 김 전 위원장을 향해 "비대위 지도력이 한계를 보이고 있다"며 수차례 비판한 바 있다.

    국민의당도 김종인 비판 가세…"野 단일화에 방해만"

    국민의당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한 김 전 위원장의 강경발언에 반발했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9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보궐선거의 '야권 승리'를 강조한 안 대표를 두고 "건방지다"고 말한 바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김 전 위원장이 안 대표를 혹평하는 이유를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본인의 역할을 빼앗기는 부분에 대한 경계심리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전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방해만 했다"고 지적한 권 의원은 "이제 선거 결과가 나오자 본인이 상대방을 공격함으로써 '역할 없음'을 숨기고 싶어하는 생각이 아닌가 판단이 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