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62.67% > 김영춘 34.42%… "박형준·국민의힘 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독선 경계
  •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 당선인은 "이번 선거로 표출된 민심에 따라 국정을 대전환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박 당선인은 8일 오전 2시20분 개표가 완료된 결과, 62.67%(96만1576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34.42%(52만8135표)에 그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28.25%(43만3441표)p 차이로 꺾고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박 당선인은 부산 16개구 모든 지역에서 김 후보에게 앞섰다.

    박 당선인은 선거일인 7일 밤 11시쯤 당선이 확실시되자 부산진구에 마련한 선거 캠프에서 "위대한 부산시민 여러분, 압도적 지지를 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갖은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을 섬기는 좋은 시정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준, 김영춘 꺾고 부산시장 당선

    캠프 관계자들이 박 당선인 내외에게 꽃다발을 증정했고,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을 비롯해 조경태·이주환·김미애 등 부산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이 박 당선인의 손을 번쩍 들고 승리를 자축했다.

    박 당선인은 김영춘 민주당 후보에게도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야권 승리는 국민의힘을 향한 지지가 아닌, 문재인정부의 실정으로 '정권심판'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시민들의 뜨거운 지지가 박형준이 잘나서 또는 국민의힘이 잘해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박 당선인은 "저희가 오만하고 독선에 빠지면 언제든 그 무서운 심판의 민심은 저희를 향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이어 "그동안 공적 가치를 지키며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선거를 치르면서 제 부족함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었다"며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더 겸손한 자세로 시정에 임해 시민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협치와 통합의 정신을 발휘하겠다"며 "부산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의 파동이 있다는 것을 시민 여러분께서 체감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부산시장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 오거돈 전 시장의 권력형 성비위로 치러졌다. 박 당선인은 피해자에게 "치르지 않아도 될 선거 때문에 선거 기간 내내 고통받았을 피해 여성분께 새롭게 선출된 부산시장으로서 위로의 말을 전한다"고 했다.

    "도덕적 비판 수긍" 엘시티 매각 의사 밝혀

    박 당선인은 당선 소감을 밝힌 후 '선거 기간 동안 제기된 의혹을 어떻게 해소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동안 왜곡되거나 잘못된 사실이 너무 많았다. 엘시티 거주 문제는 어떤 특혜도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해 드리겠다"며 "앞으로도 의문이 제기되면 일일이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그러면서 엘시티 매각 의사를 밝혔다. "시민 정서에 맞지 않는 집에 산다는 도덕적 비판은 제가 일정하게 수긍하기 때문에 머지않은 시점에 엘시티를 처리하겠다"고 밝힌 박 당선인은 "매각 과정에서 수익이 발생한다면 공익을 위해 쓰겠다"고 약속했다.

    박 당선인은 앞서 발표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조사에서 김 후보를 31%p 차이로 크게 따돌리며 일찌감치 당선이 유력했다.

    1년2개월간 임기 시작

    박 당선인은 이날 오전 11시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받으면 곧바로 임기가 시작된다. 오거돈 전 시장 잔여 임기인 내년 6월30일까지 1년2개월간이다.

    박 당선인은 첫 일정으로 부산시 동래구 충렬사를 참배할 예정이다. 이후 국민의힘 중앙당 의원총회 화상회의에 참석해 그동안 시정 탈환을 위해 함께 뛰어준 당 의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낙선의 쓴맛을 봤다. 그는 박 당선인의 소감 발표 1시간 전, 부산진구에 마련한 선거 캠프에 나타나 "민심의 큰 파도 앞에서 결과에 겸허하게 승복한다"며 "저와 민주당은 앞으로도 부산의 꿈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개표 초반이었지만 격차가 워낙 커 일찌감치 마음을 접은 것으로 보인다.

    4·7 부산시장보궐선거 부산지역 유권자는 총 293만6301명으로, 이 중 154만7296명이 투표를 마쳐 투표율은 52.7%로 잠정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