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단일화' 큰소리 치더니… 양보 없이 고집부리다 협상 결렬결국 각자 후보등록할 듯… '투표용지 인쇄' 3월29일이 최종 데드라인
  •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뉴시스
    ▲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뉴시스
    4·7 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결렬되면서 야권 단일후보 등록이 무산됐다.

    그동안 '아름다운 단일화'를 통해 후보등록 마감일(19일)까지 반드시 단일후보를 선출하겠다고 장담했으나, 여론조사 문항과 방식 등에 따른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국민과 약속을 깬 것이다.

    "내일 단일후보 선출 약속 못지켜"

    양측 단일화 실무협상단인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18일 국회에서 한 차례 회동한 후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정 사무총장은 "양해의 말씀을 드리겠다. 두 후보자 간 합의에 의하면 어제와 오늘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내일 단일 후보를 선출하기로 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기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단일화에 대한 협상과 의지는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도 "오늘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내일 단일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일화의 끈은 놓지 않고 가겠다"고 말했다.

    여론조사 문항·비율 놓고 싸움만 하다 끝나

    앞서 양측은 17~18일 단일화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19일 야권의 최종 후보를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실무협상단은 전날(17일) 밤까지 여론조사 방식을 놓고 협상을 이어갔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오 후보 측은 '경쟁력 + 유선조사 10%' 안을 제안했고, 안 후보 측은 '여권 후보와 가상대결 + 유선조사 10%'를 역제안했다. 그러면서 '경쟁력 + 무선조사 100%'와 '경쟁력 50%, 적합도 50% + 무선조사 100%' 등 여권 후보와 가상대결을 묻지 않을 시 유선조사 10%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박았다.

    통상 유선전화는 대체로 고연령층에서, 무선전화는 젊은층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때문에 오 후보 측은 유선전화 혼용조사를, 안 후보 측은 무선전화 조사를 주장한 것이다.

    19일 각자 후보등록 전망

    19일까지 야권 단일후보를 내겠다는 약속이 깨지면서 각자 후보등록할 경우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오는 25일 이전까지가 2차 협상 데드라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릴 경우 투표용지 인쇄를 시작하는 29일 이전까지가 3차 협상 데드라인이다.

    정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단일화를 빨리 해야 하지 않겠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후보등록 마감시간이 있어서 그렇다"며 "단일화를 빨리 해야 우리가 국민께 한 약속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투표용지 인쇄일인 29일까지 단일화를 마무리하느냐'는 물음에는 "그렇게까지 날짜를 특정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양측이 협상 시한을 최대 29일까지로 벌려놨으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해 합의에 난항을 겪는다. 오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김종인 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단일화 협상전략을 논의한 뒤 "(유선전화 포함은) 원칙의 문제다. 아무리 급하지만, 원칙이 지켜지는 단일화가 필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양측의 논의가 계속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양보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이 국민의당 사무총장도 "(여권 후보와) 가상대결을 수용해 준다면 국민의힘 측에서 주장하는 유선전화 비율 10%를 받아들이겠다"면서도 "다른 조사 방식에 있어서는 유선 비율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