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발칵 뒤집어놓은 '기성용 성폭력설', 하루 만에 '大반전'… 알고보니 피해자가 가해자였다?
  • 초등학생 시절 같은 축구부 후배를 상대로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은 축구스타 기성용(32·FC서울·사진)이 "축구인생을 걸고 '그러한 일'은 없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25일 SNS를 통해 최근 온라인에 회자되고 있는 성추문은 자신과 무관한 일이라고 강조한 기성용은 폭로자를 상대로 법적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지난 24일 충격적인 보도자료로 세간을 놀래킨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폭로자 중 한 명이 중학교 시절엔 되레 후배들을 성적으로 괴롭혔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하룻새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둔갑한 폭로자 D씨도 외부와의 연락이 끊긴 상태다. D씨는 현재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를 보유한 에이전트로 활동 중이다.

    "수도권 명문구단 입단한 국대 출신 선수가 가해자"

    논란의 발단은 24일 박지훈 변호사가 배포한 한 통의 보도자료였다. 박 변호사는 '빙상계 미투' 사건을 맡는 등 스포츠 전문변호사로 활약해온 인물.

    박 변호사는 이 글에서 "C씨와 D씨가 전남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로 활동하던 2000년 1월부터 6월까지 학교 축구부 선배였던 A선수와 B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했다.

    당시 A선수와 B씨는 축구부 합숙소에서 C씨와 D씨에게 구강성교를 강요했는데, 거부할 경우 무자비한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고 박 변호사는 전했다.

    박 변호사는 "C씨와 D씨가 A선수와 B씨의 '먹잇감'이 된 이유는 당시 두 사람의 체구가 왜소하고 성격이 여렸기 때문"이라며 "피해자들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A선수는 국가대표 선수 출신의 스타 선수로 최근 수도권 모 명문구단에 입단했고, B씨는 짧은 기간 프로 선수로 활동하다 현재 광주지역 모 대학에서 외래교수로 근무하고 있다"고 이들의 프로필을 소개했다.

    박 변호사가 실명을 밝히진 않았으나 성폭력 가해자가 '최근 수도권 모 명문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선수 출신'이라는 점에서 A선수는 지난해 K리그로 복귀한 기성용이라는 루머가 퍼졌다.

    기성용 "악성루머로 가족까지 위협받아‥ 좌시 않겠다"

    해당 보도자료가 기사화되면서 아무런 근거도 없이 기성용이 논란의 중심에 휘말렸다. 다수 네티즌들은 기성용이 초등학교 때 후배들을 성폭행했다는 글을 퍼나르며 루머 확산에 불을 지폈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도 기성용과 아내 한혜진의 이름이 오르내렸다.

    논란이 불거진 직후 소속사를 통해 해당 의혹을 부인했던 기성용은 25일 직접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제 축구인생을 걸고 말씀드린다"며 현재 회자되고 있는 루머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기성용은 "고통받는 가족들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동원해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했다"며 "사실 확인되지 않은 일에 악의적인 댓글을 단 모든 이들 또한 법적으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구를 향한 열정으로 여기까지 달려왔다. 사실이 아니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축구 인생과 가족들의 삶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임을 깨달았습니다"면서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긴말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보도된 기사내용은 저와 무관합니다. 결코 그러한 일이 없었습니다. 제 축구인생을 걸고 말씀드립니다. 고통받는 가족들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동원해 강경하게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확인 되지 않은 일에 악의적인 댓글을 단 모든 이들 또한 법적으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축구를 향한 열정으로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사실이 아니기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축구인생과 가족들의 삶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사안임을 깨달았습니다.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D씨, 광양제철중 성추행 사건으로 브라질 강제유학"

    변호사를 통해 "초등학교 시절 선배들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D씨는 단 하루 만에 '성폭행 가해자'로 비난을 받는 상황에 처했다.

    'C씨·D씨와 광양제철중학교 축구부 동기'라는 제보자는 25일 "C씨와 D씨가 후배들에게 강제로 자위행위와 성행위를 강요해 문제가 된 적이 있다"며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D씨는 이 일로 학교에서 쫓겨나 브라질로 유학을 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제보자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기성용 선수를 고발하셨던데, 본인이 했던 쓰레기짓을 (본인이) 당했다고 하니까 너무 기가차다"며 C씨와 D씨가 성폭행 가해자이고, 자신을 비롯한 친구들이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004년 당시 전남 드래곤즈의 유스팀이었던 광양제철중 축구부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해 총 6명이 숙소에서 퇴소되는 조치를 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