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아양행과 두원메디텍 주사기도 못지않다" 다른 업체도 거론… "권력 이용한 대통령 갑질" 비난
  • ▲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글을 인용한 트윗
    ▲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글을 인용한 트윗
    지난 18일 '최소잔여형 주사기' 생산업체인 '풍림파마텍'을 방문해 적절성 논란을 일으킨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는 자신이 중소기업인 이 회사를 설득해 주사기 무상제공을 이끌어냈다고 SNS에 홍보해 논란이다. 

    대통령이 연 매출액 300억원의 중소기업을 설득해 정부가 주사기를 무상으로 제공받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풍림파마텍은 종업원 80여 명의 의료용구 제조업체로 2019년 기준 매출은 301억196만원이다.

    문 대통령은 18일 밤 트위터에 "풍림파마텍은 국민들을 위해 12만7000개의 주사기를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 국민들의 화이자 백신 접종에 사용될 것이다. 신아양행과 두원메디텍이 생산한 주사기도 이에 못지않다"고 풍림파마텍의 주사기 무상제공 약속을 홍보했다.

    "우리 중소기업들의 성과도 훌륭하지만, 그 과정은 더 값지다"고 치하한 문 대통령은 "풍림파마텍의 혁신 성과 뒤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정부의 상생협력이 있었다. 삼성은 최소잔여형 주사기 수요가 늘어날 것을 먼저 예측했고, 풍림파마텍의 기술력을 인정하여 생산라인의 자동화와 금형기술을 지원하는 등 전방위적인 협력으로 우수한 제품의 양산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2시간 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보궐선거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문 대통령의 글을 리트윗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없었다면 풍림파마텍 대표님을 설득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고맙습니다"라고 추켜세웠다. 이에 일부 지지자들은 답글을 통해 '감사하다'며 문 대통령을 옹호했다.

    문제는 박 전 장관의 글로 미뤄볼 때 이번 주사기 무상 제공이 풍림파마텍의 자진 기부가 아니라 정부가 먼저 제의한 뒤 문 대통령의 설득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과 박 전 장관의 글을 트위터에서 인용한 네티즌 상당수는 문 대통령과 박 전 장관의 발언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송영훈 변호사는 박 전 장관의 글을 리트윗하면서 "이런 중소기업에서까지 대통령이 '설득'해서 주사기를 공짜로 받아와야 되겠냐"며 "설령 회사가 무상 기부하겠다고 해도 정부 조달 절차에 따라 제값 주고 사오겠다고 해야 된다. 이제 중기부장관 아니라고 중소기업 생각은 전혀 안 하시나 보다"고 꼬집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아니 밥도 없는데 숟가락 있다고 자랑이냐?" "대통령이 주사기에 신경을 써야 하나. 백신을 사오라" "총알 없는 빈 총에 쇼 하느라 바쁜 백치 노인" "작업은 삼성이 하고 문 대통령에게 대왕 숟가락 얹어 자랑할 기회를 준 것"이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문 대통령이 중소기업을 설득해 주사기를 무상으로 제공받는 것에 따른 적절성을 지적하는 글도 쇄도했다. 

     "얼마나 한다고 그냥 돈 주고 사면 안 되나" "풍림파마텍이 무슨 대기업도 아니고 중소(기업) '삥'을 뜯나. 전 국민 현금 박치기 할 돈은 이런 데 써야 한다" "이런 걸 학교에서 하면 학폭이고, 사회에선 갑질이다. 권력을 이용해 삥 뜯은 거다" "정부가 사서 무료 배포해야 하는 거 아닌가. 강압이 설득으로 둔갑한 건 아닌지 걱정"이라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박근혜가 이렇게 했다면 중소기업 삥 뜯는다고 난리를 쳤겠지. 박정희 시대에도 다 헌납받았지 강제로 뺏지 않았다"며 문 대통령의 글을 비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