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는 상황마다 창의적으로 여러가지 안 만들어"… '김정은 USB' 공개 요청도 거부
  • ▲ 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문재인 정부의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정세균 국무총리는 4일 "대다수의 국민은 그 의혹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놨다.

    정 총리는 아울러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USB 내용을 공개하라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도 난색을 보이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與 의원마저 "USB 공개 조건 걸면 안 돼"

    정세균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정부는 관련 경위를 국민께 소상히 설명해 부끄러운 정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이상민 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미 산업부에서 소상하게 그 내용을 밝혔다. 그래서 아마 대다수의 국민께서는 그 의혹에 대해서 이제는 의구심을 갖지 않으시는 것으로 해명이 된 것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USB 내용을 공개해 부끄러운 정쟁을 조지에 종식시켜야 한다'는 질의에는 "그 USB는 정상 간에 오고 간 내용이기 때문에 관례적으로나 외교 관행상으로나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공개하는 것은 지혜롭지 않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상민 의원은 USB 공개에 대해 '야당이 명운을 걸어야 한다'는 최재성 정무수석의 발언을 문제삼으며 청와대 대응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청와대도 야당이 책임진다면서 조건부로 공개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질책했다.

    "文 정부서 진실 은폐마다 '친문 벌떼 작전' 벌여"

    정세균 총리는 이어진 질의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아이디어 차원이라는 산업부 해명을 믿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제가 산업부장관을 해보지 않았느냐"면서 "공직자는 어떤 상황이 있을 때 창의적으로 많은 안을 만들기도 하고 폐기시키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 원전 건설 추진이 누구의 지시로 만들어졌냐'는 권 의원 질문에 "산업부 실무진이 만들었고, 또 검토됐는데 산업부 외부로 보고되거나 나간 적은 없고 내부 논의과정을 거친 뒤 현실성이 없다는 판단 때문에 폐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권 의원은 "그런데 이 사건이 벌어지고 (정부·여당이) 국민께 차분하게 설명하면 되는데 문재인 대통령부터 '북풍 공작'이라고 했다. 그러자 여권 고위 의원들이 벌떼 같이 일어나서 야당 대표를 겁박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서 진실을 감추려고 할 때마다 이런 '친문 벌떼 작전'이 펼쳐졌다. 북한 원전 추진 건도 국민과 야당이 의혹을 제기하자 문재인 대통령부터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우리를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국민이 의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총리는 또 권 의원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면 야당이 요구한 국정조사를 수용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자 "국회에서 의논할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 총리가 이어 "정부가 국정조사 실시의 가부를 얘기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하자 권 의원이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 말 한마디면 다 듣지 않느냐. 거수기인데"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