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클럽 간담회서 탈북민 불신 드러내… 野 "탈북민을 북한 배신자로 인식" 분통
  • ▲ 이인영 통일부 장관.ⓒ뉴데일리DB
    ▲ 이인영 통일부 장관.ⓒ뉴데일리DB
    '주체사상파'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인영 통일부장관이 북한 인권문제와 관련해 이번에는 탈북자의 증언을 의심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야당에서는 "통일부장관이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을 '변절자'로 인식하지 않으면 취할 수 없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인영 "北 인권, 탈북민 증언 사실 여부 검증 필요"

    이 장관은 3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SFCC) 초청 간담회에서 북한 인권 기록물 공개와 관련한 외신의 질문에 "기록이 실제인지 일방적인 (탈북민의) 의사를 기록한 것인지 아직 확인·검증 과정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통일부 산하 북한인권기록센터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3년간 관련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 장관은 "지난 3년간 기록 과정들이 내부자료로는 충분히 보고서를 작성해 놓은 상태지만, 공개적으로 (기록물을) 발간하는 것에 관해서는 더 고려할 부분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이 탈북민들의 증언이 북한 인권유린 상황과 관련한 중대하고 유일한 정보의 원천이라고 강조한 유엔 등 국제사회의 견해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유엔은 탈북민 증언을 北 인권상황의 유일한 정보 원천으로 인정

    토머스 오헤야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해 11월2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차 북한자유이주민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IPCNKR)' 총회에 보낸 화상 폐회사에서 "대중 사이에서 탈북민들을 향한 부정적 이미지가 심어지면 북한 내 인권상황을 증언해줄 탈북민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어 "탈북자들의 연대를 끊어뜨리는 것이 북한의 목표"라고 지적하면서 문재인정부를 향해 탈북자 보호에 더욱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4일 통화에서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들을 보듬고 정착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할 통일부장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탈북민들을 북한 체제에 대한 배신자로 인식하지 않고서야 이런 '낙인찍기'식 발언이 나올 수 있겠나"라고 탄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