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2018년 김정은 회담 이후 "발전소 내용 건네줬다" 직접 밝혀… "靑이 몸통" 파장 커질 듯
  •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018년 4월27일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DB
    ▲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018년 4월27일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DB
    값싸고 양질의 전력을 공급해주는 원자력발전소가 위험하다며 돌연 탈(脫)원전을 선언하고 국내 원전 건설을 중단했던 문재인정부가 뒤로는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던 정황이 포착돼 파문이 일었다.

    '뽀요이스' 북쪽, '북원추' 북한원전추진

    SBS는 28일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관련 문건을 삭제하는 등 감사원 감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에 관한 대전지방검찰청의 공소장을 입수해 공개했다.

    공소장 범죄일람표에 따르면, 산업부 공무원들이 삭제한 530개 원전 관련 파일 중에는 북한 관련 파일이 총 17개가 있었다.

    이들 파일은 모두 '60 Pohjois'라는 상위폴더 속에 들어 있었는데 'Pohjois(뽀요이스)'는 핀란드어로 '북쪽'이라는 뜻으로, 북한이 핀란드어로는 'Pohjois-Korea'다. 핀란드어로 북한을 표현할 만큼 보안에 각별한 신경을 썼던 것으로 보인다. 

    해당 폴더에는 '북한 원전 추진'의 약자로 추정되는 '북원추'라는 하위 폴더도 있었다. 실제로 북원추 폴더 안에는 '북한지역 원전 건설 추진 방안.hwp'라는 제목의 버전 1.1, 버전 1.2 파일이 포함돼 있었다.

    이밖에 '60 Pohjois' 하위 폴더에는 '북한 전력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단계적 협력과제.pdf' 'KEDO(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관련 업무경험자 명단.xlsx' '에너지분야 남북경협전문가_원자력(압축).hwp' '북한 전력산업현황 및 독일 통합 사례.pdf' 등의 파일이 들어 있었다고 적시됐다. 

    北 원전 추진?… 윤건영 "소설 같은 이야기" 부인

    문제는 이들 파일이 작성된 시점이다. 17개 파일 가운데 생성 날짜가 적힌 6개 파일은 2018년 5월2~15일 작성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 처음 만난 제1차 남북정상회담(2018년 4월27일) 직후 북한 원전 관련 문건이 작성됐다는 것이다.

    4·27회담 당시 문 대통령은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김정은에게 '한반도 신(新)경제구상'을 담은 책자와 PT(프레젠테이션) 영상을 이동식 저장장치(USB)에 담아 건넸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그해 4월30일 직접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신경제구상을 담은 책자와 PT 영상을 건네줬다"며 "그 영상 속에 발전소와 관련한 내용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정치권에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따른 보상으로 우리가 대북 전력지원 프로젝트를 제안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2018년 당시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지난해 11월 북한 원전 건설 방안 추진과 관련해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남북정상회담 어느 순간에도 원전의 '원'자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野 "산업부 왜 자료 삭제했는지 퍼즐 맞춰졌다… 靑이 몸통"

    이와 관련,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산업부가 감사원 감사 전날 왜 그리 급하게 자료를 삭제했는지 이제 알 것 같다"며 "안전성을 이유로 탈원전을 주장했던 정권이 북한에는 원전 지원에 나섰다는 모순이 만천하에 드러날까 두려웠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이번 파일을 통해 청와대가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을 지시한 몸통이었음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홍종기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한에게 핵무기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는 원전과 원전기술을 넘겨주는 것은 명백한 이적행위임과 동시에 헌법에 규정된 대통령의 국가보위의무 위반"이라며 "지난 1년간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을 앞세워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거하려 한 이유도 바로 이 '원전게이트'임이 밝혀졌다"고 비판했다.

    이 외에도 산업부 공무원이 삭제한 파일 목록에는 산업부가 원전 운영 주체인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의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 전 청와대에 그 결과를 미리 보고한 정황과, 탈원전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와 노조의 동향을 파악한 문건도 담겨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논란이 커지자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2018년 이후 남북협력사업으로 북한 지역 원전 건설을 추진한 사례는 없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