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미터 조사는 범여권 40.9% > 범야권 40.2% 엇비슷… 국민의힘 '3자 구도'는 순진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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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서울시장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3자 구도론'에 자신감을 내비치는 가운데, 최근 서울지역 정당 지지도 관련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지지율이 범야권을 크게 앞선다는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잡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져도 접전이 벌어질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3자 구도를 거론하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서 범여권 46% > 범야권 27%…"경각심 가져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25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국민의힘은 31.4%를 기록해 27.2%로 나타난 더불어민주당에 오차범위 밖인 4.2%p 격차로 앞섰다(응답률 4.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그러나 이 여론조사에서 서울지역의 민주당 지지율 27.2%와 정의당(6.6%)·열린민주당(7.1%) 등 지지율을 합산한 범여권 지지율은 40.9%로 국민의힘(31.4%)과 국민의당(8.8%) 등 범야권 40.2%에 다소 앞선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22일 발표한 조사(응답률 1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에서는 서울에서 민주당(38%)·정의당(5%)·열린민주당(3%) 등 범여권이 46%로 나오면서 국민의힘(23%)·국민의당(4%) 등 범야권 27%에 19%p 차로 크게 앞섰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야권 단일화 문제로 내홍이 심화하자 '3자 구도'를 고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1일 밤 MBC 뉴스데스크에서 "단일화를 해야겠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다"며 3월 초까지는 단일화 후보를 최종 확정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단일화 실패로) 3자 구도가 되면 유권자들이 판단을 정확히 할 것"이라며 일종의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김 위원장을 겨냥한 듯 "우리 당이 벌써 오만에 빠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국민의힘, '3자 구도' 고려는 순진한 생각… 단일화 해야"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분석 전문가는 통화에서 "단순히 정당 지지도만으로 선거의 유·불리를 판단하는 것은 제약이 따르고 여러 변수가 있다"면서도 "제1야당이 '3자 구도' 가능성에 긍정을 내비친 것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정부·여당이 최근 하락세를 보인 것은 부동산 문제와 민생경제의 어려움으로 인한 20~30대의 이탈이 크게 작용했다"면서 "국민의힘이 잠시 반사이익을 누렸을지 모르지만, 문재인정권 출범 이후 지난 4년간 국민의힘 스스로 국민들에게 어떤 좋은 모습도 보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서울지역의 한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은 통화에서 "3자 구도는 안 된다. 단일화는 무조건 해야 한다"면서 "다만 김종인 위원장의 발언은 '3자 구도를 원한다'거나 '3자 구도를 하자'는 주장이 아니고, 행여 단일화가 실패하더라도 '국민의힘으로 힘이 모일 것이다' 또는 '힘을 모아달라'는 대국민 촉구 메시지로 파악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기사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