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주점 매물로 내놓고 "K팝은 최고, 방역은 꼴등" 상인 간담회서 비판 친문들 "장애가 하체만 있는 게 아니군" 인신공격… 원희룡 "금도라는 게 있다" 개탄
  • 정부의 형평성 잃은 방역대책을 지적한 그룹 '클론'의 강원래(사진)에게 도를 넘은 '악플'이 쏟아져 논란이다.

    강원래는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1급 지체장애인. 이런 그에게 "장애가 하체에만 있는 게 아니군요" "다리가 멈췄다고 머리까지 멈추진 말아야지" "부인이 참 개고생했겠다" 같은 인격 비하성 댓글들이 쇄도했다.

    지난 2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참석한 한 상인 간담회 자리에서 강원래가 "K팝은 최고지만 방역은 꼴등"이라고 말했다는 게 비난 이유다.

    주점 '매물'로 내놓은 강원래 "빈 가게 보면 가슴 미어져"


    이태원에서 주점 '문나이트'를 운영하는 강원래는 이날 안철수 대표가 진행한 상인 간담회에 참석해 "K-팝은 세계 최고인데, 대한민국 방역은 전 세계 꼴등인 것 같다"며 "여기 빈 가게만 봐도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경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주점 문을 닫은 강원래는 현재 가게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강원래는 "유흥업이라는 것 하나 때문에 '물 마시고 노는 건 괜찮고, 술 마시고 노는 건 안 된다'는 식의 도덕적 잣대를 들이댄다"며 "여기 업소들이 대부분 저녁 8~9시에 문을 여는데, 저녁 9시까지 영업하라고 하면…(영업정지다)"이라고 하소연했다.

    따라서 "그런 형평성은 좀 맞춰줘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그는 "(정부가) '너희가 알아서 해야지' 이게 할 말은 아닌 것 같다"며 서민에게 책임을 지우는 정부의 방역대책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자신의 발언이 정치적 논란으로 비화되자 강원래는 "저는 정치인도 아니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자리도 아닌데, 정치적으로 해석돼 조금 아쉽다"며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이야기하다 보니 감정이 격해져 '방역정책이 꼴등'이란 표현을 쓴 것 같다. 방역 및 의료 관계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원희룡 "섬뜩한 폭력… 이게 토론 양념이냐?"


    정부의 방역대책을 비판했다가 친문 네티즌들로부터 '악플 테러'를 당한 강원래가 하루 만에 사과문을 올리자, 정치권에선 "고단한 일상을 호소한 한 시민이 비인간적인 공격에 시리고 아픈 무릎을 꿇었다"며 "섬뜩하다"는 탄식이 나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상대방을 비판할 때도 지켜야 할 '금도'라는 게 있는 법"이라며 "태권도와 검도는 되는데 합기도와 헬스장은 안 되는, 이런 방역기준에 애매함이 많다는 것은 총리와 대통령도 인정한 사실"이라고 강원래를 거들었다.

    원 지사는 "이를 비판하며 아쉬움을 토로한 사람에게 차마 해서는 안 될 표현까지 써가며 좌표를 찍어 공격하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폭력이 토론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냐"라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