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협상라인 새 판 짜기… 하노이 결렬 이후 '미국통' 전진배치로 대화 모멘텀 회복 구상
  • ▲ 노규덕 신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노규덕 신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에 맞춰 북핵협상 라인을 교체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외교부 북핵협상 수석대표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에 노규덕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을 임명하고, 평화기획비서관 자리에는 김준구 전 호놀룰루 총영사를 임명했다. 이에 따라 전임 이도훈 본부장은 3년3개월 임기를 마치게 됐다.

    이번 인사는 문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의 새 대북정책과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사이의 공조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통'으로 분류되는 신임 노 본부장과 김 비서관을 전진배치한 것이다. 톱다운 방식보다 바텀업 방식의 단계적 실무 대화를 선호하는 바이든 행정부와 호흡이 과제로 꼽힌다.

    노 신임 본부장은 이날 인사명령 직후 외교부로 출근해 "곧 출범하게 될 바이든 행정부를 포함해 관련국의 각 대표와 하루속히 긴밀한 소통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노규덕 "바이든 행정부 포함 긴밀 소통에 노력"

    노 본부장은 서울대 신문학과를 졸업하고 외무고시 21회에 합격한 뒤 외교부 중국·몽골과장, 장관보좌관, 대변인 등 요직을 거쳤다.

    김준구 신임 평화기획비서관은 서울 영동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외무고시 26회 출신으로 외교부 북미2과장, 기획재정담당관, 북미국 심의관 등을 지냈다.

    평화기획비서관실은 지난해 3월 국가안보실 직제개편에 따라 김현종 2차장 산하에 신설된 조직으로, 비핵화 관련 업무를 중점적으로 담당한다. 초대 평화기획비서관은 최종건 현 외교부 1차관이 맡았고, 후임은 노 본부장이 지난 9월부터 맡았다.

    신임 외교안보 라인은 되도록 이른 시일 내에 미북 간 대화가 재개되도록 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미북협상은 장기 교착상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임 이도훈 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지난해 30여 차례의 대면협의를 통해 협상 재개 방안을 논의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임기를 마치게 됐다.

    내년부터는 한미 모두 새 협상대표들이 비핵화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비건 대표는 내년 1월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의 후임 인사가 미국 측 카운터파트로서 협의를 이끌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