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일가와 회사, 일대 10만 평 규모 땅 소유… 오거돈 "사익추구 있을 수 없다" 해명
  • ▲ 오거돈 전 부산시장. ⓒ뉴데일리 DB
    ▲ 오거돈 전 부산시장. ⓒ뉴데일리 DB
    성추행 혐의로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가가 가덕도와 가덕도 인근 지역 등에 10만 평이 넘는 토지를 소유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이들 땅의 가치는 113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내년 4·7부산시장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들이 특별법 발의 등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열을 올리면서 인접지역에 위치한 오 전 시장 일가의 땅도 덩달아 주목받는다.

    오거돈 일가 회사, 가덕도 인근에 1000억원대 땅 소유

    본지 취재 결과, 오 전 시장 일가는 부산에 위치한 가덕도와 가덕도 인근, 경남 김해 지역에 33만2979㎡(약 10만 평)의 땅을 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현 시세로 환산하면 약 1130억원으로 추산된다.

    먼저 오 전 시장 일가가 최대주주(지분 46.42%)로 있는 대한제강은 가덕도 신공항 인근 지역에 1023억원에 달하는 11만1981㎡(3만3871평)의 공장 부지를 소유했다. 

    이 회사의 지분은 오 전 시장의 장조카인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이 23.97%, 오 전 시장의 맏형인 오완수 대한제강 회장이 8.45% 등 오 전 시장의 친인척 19명 등이 소유했다. 오 전 시장도 대한제강 지분 2.47%를 보유했었지만, 부산시장 취임 후 이를 모두 매각했다.

    부산시 강서구 송정동에 위치한 대한제강 녹산공장 부지는 총 7만290㎡(약 2만1260평)로 현 시세로는 531억5000만원에 달한다.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와는 차량으로 18분인 13km 거리에 있다. 

    대한제강이 지분 100%를 보유한 대한네트윅스도 이 일대에 6596㎡(1995평)의 부지를 소유했다. 이 부지는 시가 67억8300만원으로 평가된다.

    대한제강이 부산 사하구 신평동에 보유한 신평공장 부지 역시 가덕도 신공항과 차량으로 26분, 21km 거리에 있다. 이 부지는 3만5095㎡(약 1만616평)로 시가 424억6500만원에 달한다.

    오거돈 조카,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 옆에 21억원대 땅 보유

    대한제강의 최대주주이자 오 전 시장의 조카인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은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 옆 대항동 89번지(1488㎡·450평) 땅을 소유했다. 이 땅은 가덕도 바다 조망권과 넓은 도로를 끼고 있는데, 시가는 21억6000만원으로 평가된다.

    오 전 시장 일가는 경남 김해 진례면과 진영읍에도 시가 84억5000만원에 달하는 21만9510㎡(약 6만6388평)의 땅을 보유했다. 오 전 시장이 보유한 진례면 땅은 가덕도 신공항에서 37km 정도 떨어져 차량으로는 37분이 걸린다.

    오 전 시장과 일가가 공동으로 소유한 진영읍 땅도 가덕도 신공항과 40km 거리로 차량으로 43분에 불과하다. 

    오거돈 "가덕도 신공항과 일가 땅, 전혀 무관" 

    이와 관련, 오 전 시장은 통화에서 가덕도 신공항과 일가가 소유한 땅은 "전혀 무관하다"며 "가덕도 신공항은 우리 부산 발전을 위한 백년대계일 뿐이지, 여기에 저의 사사로움이 개입했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고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일축했다.

    오치훈 사장의 견해도 듣기 위해 대한제강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대한제강 관계자는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만 답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가덕도신공항건설촉진특별법'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동남권 신공항은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 일원에 건설되는 공항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들도 지난 20일 이 법안과 비슷한 내용의 '부산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발의한 바 있다.

    가덕도 신공항은 오 전 시장이 부산시장후보 시절부터 내건 '1호 공약'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내년 부산시장보궐선거에서 '오거돈 성추행 심판선거'를 내세우는 국민의힘이 되레 오 전 시장의 공약이 완성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 (왼쪽 사진)한정애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동남권 신공항 추진단이 26일 국회 의안과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안'을 제출했다. (오른쪽 사진)하태경 의원 등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15인이 지난 20일 국회 의안과에 '부산가덕도신공항특별법안'을 제출했다. ⓒ뉴시스
    ▲ (왼쪽 사진)한정애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동남권 신공항 추진단이 26일 국회 의안과에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안'을 제출했다. (오른쪽 사진)하태경 의원 등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15인이 지난 20일 국회 의안과에 '부산가덕도신공항특별법안'을 제출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