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대 모임 '더미래' 이정옥 여가부장관 경질 靑에 건의… 힘 없는 장관 용도폐기
  • ▲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 참석한 모습. ⓒ이종현 기자
    ▲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27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여성가족부 국정감사에 참석한 모습.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장관의 경질을 청와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 대비해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려는 포석이다. 

    야당에서는 "민주당이 힘 없는 장관에게만 유독 엄격하다"는 말이 나왔다. 

    "이정옥 국회 발언, 여러 모로 부적절"

    민주당 내 최대규모 의원모임으로 알려진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 의원들이 청와대에 이 장관의 경질을 건의했다. 더미래는 지난 11일 내부 모임에서 이 장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을 도출하고 청와대에 이 같은 뜻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10여 명의 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미래는 민주당 의원 53명이 참여하는 민주당 내 최대규모 의원모임이다. 우상호·우원식 의원과 이인영 통일부장관 등 당의 원내대표를 역힘한 의원들과 윤관석·진선미·박홍근 의원 등이 더미래의 핵심 멤버로 꼽힌다. 

    더미래 소속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모임의 이름으로 건의한 것은 아니고,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며 "이 장관의 국회 발언이 여러 모로 부적절했고, 대통령께도 누가 됐다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이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예결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와 관련 "굉장히 큰 새로운 예산이 소요되는 사건을 통해 국민 전체가 성인지성에 대한 집단학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역으로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내년 보궐선거, 정권 안정성 유지에 매우 중요"

    민주당이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에게 장관의 거취와 관련한 의견을 전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자칫 문재인 대통령 임기 후반기에 당이 레임덕을 재촉한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더미래 소속 한 재선 의원은 이와 관련 "인사권에 대한 도전이라기보다 내년 보궐선거가 정권 후반기 안정성 유지에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라며 "내년 보궐선거에서 여권 인사들의 부적절한 발언들이 부각된다면 그때는 걷잡을 수 없다. 12월 개각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인데, 그때 각종 리스크를 줄이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야당에서는 민주당이 힘 없는 장관에만 유독 엄격하다고 지적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장관이 논란이 될 발언을 하고 사퇴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민주당이 유독 이 장관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엄격하게 대처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추미애·김현미 장관은 이 장관에 비해 수십배는 더 부적절한 발언을 해도 일언반구도 없었다"며 "힘 없는 이 장관은 단번에 용도 폐기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