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후보 안 보여" 김종인 발언 후 부·울·경 지지율 5% 급락… 현역·원로들까지 '독단적 당 운영' 비판
  •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박성원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박성원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향한 당 내부의 불만이 커졌다. 독단적 당 운영과 지역민심과 동떨어진 '아니면 말고 식' 발언 등 때문이다. 

    특히 최근 '부산시장후보군 폄훼' 발언 이후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지율까지 급락하자, 지역에서는 '김종인 사퇴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민심이반'의 주역인 김종인 체제로는 내년 보궐선거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종인 한마디에… 국민의힘 부·울·경 지지율 5% 급락

    27일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이 지역에서 김 위원장을 향한 여론이 악화하는 모양새다. 발단은 지난 16일 김 위원장이 부산시당에 들러 기자들에게 한 발언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당시 부산대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41주년 기념식' 후 지역 언론인과 간담회에서 "큰 설계로 부산 발전의 미래를 그리는 인물이 없다"며 "국회의원 3∼4선 하고, 이제 재미가 없으니 시장이나 해볼까 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지금 거론되는 인물 중에는 내가 생각하는 후보는 안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지역정가에서는 김 위원장을 향한 성토가 빗발쳤다. 특히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부·울·경 지역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급락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10월 3주차 부·울·경 지역의 국민의힘 지지도는 19%였다. 이는 2주차 24%에서 5%나 떨어진 수치다. 또 대구·경북의 28%에 비해 9%나 낮은 수치기도 하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국민의힘 전체에 악영향을 끼친 셈이다.(해당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역정가 "전략공천, 선거 필패… 사퇴론 나와"

    지역정가에서는 김 위원장이 자신의 마음에 맞는 후보를 '전략공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사천론'은 내년 보선 필패의 길이라며 김 위원장 사퇴론까지 나왔다.
  • ▲ 박관용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장. ⓒ정상윤 기자
    ▲ 박관용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장. ⓒ정상윤 기자
    국민의힘 부산시당 한 관계자는 "지금 후보군 중 본인 마음에 차는 인물이 없다는 것은 결국 자기 입맛에 맞는 후보를 세우겠다는 거 아니냐"며 "부산은 후보로 누구를 내세우든 이길 것이라는 안일한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말을 잘 듣는 후보를 골라 '전략공천'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후보군의 생각을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인물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게 독선적인 행동"이라며 "부산에서는 '김종인 회의론'을 넘어 '사퇴론'마저 나오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에서는 '이길 수 있는 후보'를 공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현역 의원은 "이번 보궐선거는 당선되더라도 임기가 1년 남짓"이라며 "그 1년의 임기 동안 오거돈 시장 퇴진으로 공중에 붕 떠버린 부산시정을 잘 돌볼 수 있도록 경험이 많고 여러 부분에서 검증된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역도, 원로들도 꼬집은 '김종인 독단'

    이 의원은 그러면서 "행정경험도 있고 정치경험도 있어서 짧은 시간 동안 슬기롭게 부산을 정리할 만한 인물이 필요하다"며 "새로운 인물보다는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검증된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원로들 사이에도 김 위원장이 독단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지난 20일 김 위원장이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을 만난 자리에서 불거졌다.

    박관용 상임고문단장은 당시 김 위원장에게 "말이 상임고문이지 1년에 한두 번 만나기가 어렵다"며 "적어도 당의 원로라면 당에 대해서 칭찬도 하고 충고도 하는 것이 정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김 위원장의 소통 부족을 꼬집었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문희 상임고문 역시 김 위원장의 소통 부족을 짚었다. 그는 "고문단이 많아봤자 아무런 역할이 없다"며 “앞서 공천 관련 조언을 했지만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