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6일 국방부에 정보공개청구 요청서 제출… "정부, 월북자로 몰며 유가족 짓밟아‥ 생전 마지막 모습 보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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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피격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종합민원실 앞에서 유가족 정보공개청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권창회 기자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모 씨의 유족이 국방부에 사건 당시 감청기록 등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유족들은 정부가 이씨를 월북자로 몰면서 가족을 무참하게 짓밟았다며 "친동생, 아버지, 남편의 생전 마지막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피격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55) 씨는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종합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무원 이씨의 피격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에 정보공개청구 요청서를 제출했다.정보공개청구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이날 "국방부가 가진 정보 중 군사기밀을 분류한 이유는 국민의 생명·신체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며 "하지만 국방부는 국민을 보호하지 못했으므로 군사기밀의 존재의미를 잃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국민 보호 못해 군사기밀 존재 의미 잃어"유족이 공개를 요구한 정보는 △지난달 22일 오후 3시30분부터 오후 10시51분까지 국방부에서 소지한 북한군 감청 녹음파일(오디오 자료) △같은 날 22일 오후 10시11분부터 오후 10시51분까지 피격 공무원의 시신을 훼손하는 장면을 녹화한 파일(비디오 자료) 등 두 가지다.김 변호사는 "국방부가 22일 오후 3시30분 북한군이 해당 공무원을 발견한 사실을 입수했고, 같은 날 오후 10시51분까지 공무원의 시신이 불에 탄 것으로 보인다"며 "녹화파일을 보면 국방부가 공무원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김 변호사는 이어 "유가족이 사망한 공무원의 생전 마지막 목소리를 듣고 모습을 보기 위해 이번 공개 청구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정부의 이씨 자진월북 주장과 관련해 △이씨가 실제로 월북 의사표시를 했는지 △그 의사표시가 공무원 본인의 목소리가 맞는지 △실제로 공무원 본인의 목소리일 경우 진의(眞意)에 의해 발언한 것인지 등을 유족이 직접 확인하기 위한 것도 정보공개청구 배경이라고 부연했다.국방부, 10일 이내 공개 여부 결정… 유족 "비공개 시 소송전"정보공개법 제11조 1항에 따르면, 정보공개청구를 받은 공공기관은 청구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부득이한 사유로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 없을 때는 기간이 끝나는 날의 다음 날부터 10일 범위에서 공개 여부 결정시간을 연장할 수 있다. -
- ▲ 북한 피격사망 공무원 A씨의 형 이래진씨가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종합민원실 앞에서 열린 유가족 정보공개청구 기자회견에서 피격 공무원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편지를 읽고 있다. ⓒ권창회 기자
김 변호사는 "국방부에서 비공개 처분한다면 그 처분에 대해 행정소송을 할 것"이라며 "정보공개청구 소송에서 국가기관이 기밀을 이유로 비공개했지만, 행정법원의 공개 판결이 난 경우가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이래진 씨는 "정부는 말도 안 되는 부유물 이야기를 하면서 (이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했으니까 월북이 맞다고 성급하게 단정짓고 그것을 국민들이 사실로 오해하게 만들었다"며 "우리 가족을 비참하게 짓밟으면서 한 명의 생명을 갖고 세 번을 죽인 것"이라고 비판했다.이씨는 "이 사건은 진실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거짓말을 왜, 무엇 때문에 했느냐의 문제다. (정부가) 왜 거짓말을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앞으로는 월북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겠다"며 "아직 법적으로 판단된 게 아니기 때문에 월북 프레임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실종자의 신분이라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카 향한 악성댓글 멈춰달라"… 유엔에 공식 조사 요청이씨는 기자회견에서 사망한 공무원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친필 편지를 낭독하며 조카에 대한 악성댓글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공개된 편지에는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며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무얼 하고 있었는지, 왜 아빠를 지키지 못했는지 묻고 싶다"고 적혀 있다.문 대통령의 '해경 조사와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말과 관련해 이씨는 "이건 그냥 일주일 만에 종결되는 사안"이라며 "지금 조사하겠다고 하는데 뭘 조사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정보공개청구하는 거나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한편 이씨는 이날 국방부에 정보공개청구서를 접수하기 전, 서울 주재 유엔 인권사무소를 방문해 동생의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씨는 "북한의 잔혹한 만행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유엔 차원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