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기자회견… "노동시간 절반이 분류작업, 보상 없어"
  • ▲ 택배기사들이 오는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뉴데일리DB
    ▲ 택배기사들이 오는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뉴데일리DB
    택배기사들이 오는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추석을 앞두고 과도한 업무부담을 호소하며 인력투입 방안 등을 마련해달라고 나선 것이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7일 서울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일부터 택배 분류작업 거부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4000여 명의 택배기사가 참여한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 14~16일 전국 택배노동자 4399명을 대상으로 분류작업 전면 거부를 위한 총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는 민주노총 택배연대노조 조합원을 포함한 4358명이 참가했으며, 이중 95%에 달하는 4160명이 찬성했다. 

    대책위는 "분류작업은 택배노동자들이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까지 배송해야만 하는 장시간노동의 핵심이유"라며 "하루 13∼16시간 노동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매달리면서도 단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택배기사가 업무시간의 거의 절반을 분류작업에 쓰는데도 배달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사실상 분류작업과 관련해서는 보상을 못 받는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지난 10일 택배 물량이 급증하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분류작업에 필요한 인력을 한시적으로 충원할 것을 택배업계에 권고했다.

    "대통령도 택배노동자들의 과중한 업무를 지적하며 임시인력 투입을 지시했지만 택배사들은 묵묵부답"이라고 지적한 대책위는 "온 사회가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우려하며 분류작업에 인력 투입을 요구하는데, 택배사들은 눈과 귀를 가린 채 버티고 있다"고 비난했다. 

    대책위는 "분류작업 전면 거부는 죽지 않고 살기 위한 택배노동자들의 마지막 호소"라며 "전국 4000여 택배노동자들은 21일부터 죽지 않고 일하기 위해 분류작업을 거부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안타깝지만 배송이 늦어지더라도 더 이상 과로로 쓰러지는 택배노동자는 없어야 한다는 택배노동자의 심정을 헤아려달라"고 당부한 대책위는 "택배사도 택배노동자를 기만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분류작업 인력투입 등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