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의원 16일 라디오서 부산시장 출마 의사 밝혀… 국민의힘 "경솔한 발언", 지역정가 반응 엇갈려
  • ▲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부산 부산진구갑)이 내년 4월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지역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제380회국회 제5차 본회의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증인 서병수 의원의 모습. ⓒ박성원 기자
    ▲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부산 부산진구갑)이 내년 4월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지역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제380회국회 제5차 본회의에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증인 서병수 의원의 모습. ⓒ박성원 기자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부산 부산진갑)이 내년 4월 치러지는 부산시장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지역정가가 요동쳤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들은 "5선 의원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짧은 생각"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반면,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서 의원 출마를 환영했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의원의 출마를 크게 반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서 의원은 16일 오전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정치는 언제든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야 한다"며 "부산시장 4년 하다 제가 가졌던 꿈을 제대로 완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꿈은 여전히 갖고 있다"며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출마 시기와 관련해서는 "우리 당이 정비되고, 선출 규칙 등이 정해져야 하지 않겠나"라며 자세한 답변은 피했다. 다만 "제 마음대로 제 꿈을 가지고 있다 하고 싶다고 해서 마음대로 해선 안 된다"면서 "중진 의원으로서 당의 사정도 고려해야 하고, 특히 내후년 대선에 미칠 영향이 있기 때문에 검토가 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서병수 사실상 출마선언에… 국민의힘 '당혹', 민주당 '환영'

    서 의원이 사실상 출마 의사를 밝히자 지역정가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비판적 의견을 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측은 서 의원의 출마 소식을 크게 반겼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 들어가는 세금만 800억원이 초과돼서 세금 낭비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어마어마하지 않으냐"며 "그런데 여기에 서 의원이 부산시장에 출마하면 어떡하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서 의원이 출마하면 부산진갑도 보궐선거를 치를 텐데, 서 의원은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경솔한 발언을 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도 "서병수 의원은 국회의원만 5선에 부산시장도 이미 해본 적 있으니 보궐선거보다 조금 더 큰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며 "후배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해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직자도 "우리 당이 보궐선거 귀책사유가 있는 민주당을 향해 세금낭비의 책임을 지고 후보를 내지 말라고 공격한다"며 "그런데 서 의원 출마로 또 다른 보궐선거를 만들게 되면 말과 행동이 다른 민주당과 다를 바 없지 않으냐"고 개탄했다.

    민주당 "서 의원 지역구 찾아올 기회"… 박형준 "추석 이후 출마 여부 결정"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서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를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며 "서 의원이 임기 2년 남짓인 부산시장선거에 출마하고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이 부산진갑 보선에 출마해 지역구를 따오면 우리에게는 큰 이득"이라고 말했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총선에서 서 의원과 맞붙어 4만8287표(45.0%)를 득표하면서 5만2037표(득표율 48.5%)를 얻은 서 의원에게 3.5%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졌다.

    한편 박형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부산시장 출마설'과 관련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검토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박 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 총선이 치러지기 전 보수통합을 이뤄냈으나 총선 결과가 좋지 못했다"며 "지금 (국민의힘) 모습을 보니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차기 대선 결과 역시 좋지 못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은 그러면서 "여기저기에서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에 출마하라고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나간다면 부산에 출마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검토하는 단계일 뿐"이라며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은 추석 이후쯤 밝힐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