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억→16억→11억→10억, 특별감찰관 예산 매년 줄어들어… "文 친인척 감독할 뜻 없나" 비판
  • ▲ 문재인(좌) 정부 출범 후 3년째 청와대 특별감찰관이 공석인 가운데, 법무부가 내년도 특별감찰관실 예산으로 약 10억원만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데일리 DB
    ▲ 문재인(좌) 정부 출범 후 3년째 청와대 특별감찰관이 공석인 가운데, 법무부가 내년도 특별감찰관실 예산으로 약 10억원만 편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뉴데일리 DB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째 청와대 특별감찰관이 공석인 가운데, 법무부가 내년도 특별감찰관실 예산으로 약 10억원만 편성했다. 올해 예산인 약 11억원보다 10%가량 더 줄어든 수준이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특별감찰관 임명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5일 국회에 제출된 2021년 예산안을 보면, 법무부는 특별감찰관실 운영 예산으로 10억7300만원을 편성했다. 특별감찰관 제도는 대통령 친인척 등의 비위를 감찰하기 위해 마련됐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4년 3월17일 제정된 '특별감찰관법'에 근거를 뒀다. 2015년 3월 이석수 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첫 특별감찰관(~2017년 9월)에 임명됐다.   

    文 출범 후 꾸준히 감소한 특별감찰관 예산… 내년도 예산도 '10억'

    법무부 안대로 예산안이 확정되면, 내년도 특별감찰관실 예산은 올해 11억4200만원보다 6900만원가량 줄어들게 된다. 특별감찰관실 예산은 2016년도 24억5488만9000원이었다가 2017년 24억758만9000원, 2018년 22억3193만5000원, 2019년 16억8200만원 등으로 꾸준히 감소 추세다. 내년도 예산안은 국가재정법 등에 따라 오는 10~11월 국회 심사 뒤 12월 확정될 예정이다.

    특별감찰관 예산 편성이 올해 또 줄어들면서 당·정·청의 '특별감찰관 임명 의지'에 관심이 모인다. 

    청와대는 지난 6월 국회에 제출한 '2019년 국정감사 결과 시정 및 처리 요구사항에 대한 처리 결과보고서'를 통해 "국회에서 특별감찰관 후보자를 추천해주시면 후속 임명절차를 진행하겠다"며 공을 국회로 떠넘긴 상황이다. 

    여·야는 특별감찰관 임명을 두고 힘겨루기 중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9월8일 상임위 간사단회의에서 "국민의힘이 공수처 후보 추천위원을 즉각 추천하고 공수처의 정상적인 출범을 약속한다면 특별감찰관 후보자와 북한인권재단 이사의 국회 추천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野 "대통령 친인척 비리 감독할 의지 없는 것 아니냐"

    이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지난 정부에서 시행됐던 대통령 특별감찰관을 왜 3년이 넘도록 임명하지 않는 것인가"라고 묻자 내놓은 답이었다. 국민의힘은 '문 정부 출범 후 3년째 공석인 특별감찰관을 임명하라'고 지적해왔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번 특별감찰관 예산을 두고 "특별감찰관 제도는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2013년 대표발의해 시행된 제도"라며 "3년동안 공석으로 방기하고 예산을 야금야금 삭감하는 것도 대통령 친인척 비리를 감독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배 원내대변인은 이어 "특별감찰관은 청와대 스스로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국민 앞의 노력"이라며 "(김태년 원내대표가 공수처 추천위원과) 거래하자는 제안 자체도 부끄러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다른 의원 역시 "(내년도 특별감찰관 예산을 보면) 사무실 운영과 같은 기본적인 것만 편성한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정승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특별감찰관은 현행법에 규정돼 있어 당연히 임명하고 법을 지켜야 하는 것으로, 정부·여당이 위법을 저지르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는 명확한 이유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청와대는 '국회에서 요청하면 임명하겠다'고 하지만 다수당인 민주당의 노력이 없어보인다"며 "특히 공수처와 특별감찰관의 성격이 다른 점 등에 비춰 공수처와 특별감찰관 임명을 협상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