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수도는 여전히 서울"… 서울·충청 여론 들끓자 180도 입장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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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수도는 여전히 서울"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 속 국회·청와대·정부부처 모두 세종시로 이전을 추진하던 민주당이 서울과 충청권에서 지지율이 떨어지자 한 발 물러섰다는 분석이 나왔다.국회 균형발전특위에 '수도 이전' 공 넘긴 이낙연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 "서울을 쾌적하고 품격 있는 국제도시로 더욱 발전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이 대표는 다만 "지역불균형은 국민 모두의 행복을 저해하고 국가의 발전 역량도 훼손한다"며 "균형발전을 더는 미룰 수 없기에 가장 상징적, 효과적인 대안으로 행정수도 이전이 제안됐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국회 내 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조속히 가동돼 이 문제를 결정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야 합의 기구인 국회 균형발전특위에 수도 이전이라는 공을 넘기겠다는 뜻이다.당초 민주당은 당 차원의 행정수도완성추진단을 구성하고 수도 이전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 7월 말 "국회·청와대·정부부처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며 "반드시 끝을 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행정수도 이전 추진하자 서울·충청 지지율 하락그런데 이 대표가 "수도는 여전히 서울"이라고 못 박으면서 한 달 반 만에 민주당의 방침이 180도 바뀐 것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행정수도 이전이 적용되는 서울과 충청권의 민주당 지지율 하락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실제로 민주당이 수도 이전을 한창 추진하던 지난 7월30일 발표된 여론조사(이하 리얼미터,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의 대전·세종·충청 지지율은 32.2%로 전주보다 4.9%p 하락했고, 서울은 31.4%로 전주 대비 3.9%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한 달여 정도가 흐른 이날 발표된 조사에서도 민주당의 충청권 지지율은 전주보다 6.2%p 하락한 34.3%, 서울은 전주 대비 7.3%p 내린 33.7%를 기록하면서 행정수도 이전에 따른 여론의 반응은 싸늘한 것으로 감지됐다."수도 이전, 노무현 때 써먹었다 좌절돼 약발 다해"행정수도 이전에는 야당도 부정적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3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수도라는 게 함부로 지역으로 옮기는 성격이 될 수가 없다"며 "행정수도 이전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거론했다.이 대표가 행정수도 이전의 공을 균형발전특위에 넘김에 따라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이미 김 위원장이 '행정수도 불가론'을 고수한 바 있어, 향후 민주당의 수도 이전 추진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관련, 도시행정학박사인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정말 통일한국을 고려한다면 지금 수도까지 이전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세계 각국에서도 수도 이전에 성공한 나라는 없다"고 지적했다.이 대표의 '수도 서울' 발언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민주당보다 서울 지지율이 높으니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것 같다"며 충청권의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와 관련해서는 "노무현 정부에서 이미 행정수도 이전 정책을 써먹었다 (좌절되면서) 약발이 다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