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다시 빼앗길라" 우려 속… 주호영 "광화문집회 국민 메시지 새겨들어야" 靑에 경고
  •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박성원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박성원 기자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대규모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으며 국민적 지탄을 받는 가운데, 미래통합당이 이제는 전 목사와 선을 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잇따른 실책으로 지지율에서 민주당을 역전한 상황에서 자칫 전 목사와 한몸으로 엮일 경우 돌아온 중도층의 민심을 고스란히 내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른 한편에서는 청와대와 여당이 '코로나 책임=전광훈=미래통합당'이라는 프레임으로 보수야권을 분열시키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주호영 "광화문집회는 해서는 안 되는 것" 전광훈과 선 긋기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15일 광화문집회와 관련 "코로나가 서울에서 지역감염이 계속 늘어나서 어려운 방역적 측면에서 보면 광화문집회는 잘못된 것"이라며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다만 "그런데 그런 감염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또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정권에 반대하고 정권을 비판했다는 그 메시지는 또 달리 봐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 엄중한 메시지를 최소한 민주당이나 청와대는 새겨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현 통합당 의원도 이날 "전 목사가 8·15 광복절집회를 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 같다"며 "코로나 확진자로 판명되고, 그로 인해 많은 감염자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석으로 풀려난 전 목사를 다시 구속해야 한다는 주장도 통합당에서 나왔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서 "국가방역체계 무너뜨린 전광훈을 구속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전 목사는 자신의 교회에서 코로나가 대규모 확산 확인됐는데도 소속 교인들 서울집회에 동원했다"며 "그동안 수많은 의료진과 공무원, 국민들이 힘써왔던 방역이 순식간에 물거품 됐다. 코로나 사태 초기 신천지보다 더 질이 나쁘다. 반드시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과 서울시도 코로나 확산 책임"

    하 의원은 그러면서 민주당과 서울시에도 코로나 확산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의 빌미를 준 민주당과 서울시도 함께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민주당과 서울시는 집회가 금지된 서울광장에서 고(故) 박원순 시장의 대규모 장례식을 강행해 전광훈 측에 집회 강행의 빌미를 줬다"고 지적했다. 

    장진영 통합당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법무법인 강호 변호사)은 페이스북에서 "전광훈 같은 무리와 과감하게 선을 긋는 것, 그것이 사는 길"이라며 "정부여당의 실책으로 반사이익이 쏟아지더라도 내부혁신으로 그릇을 만들지 못하면 아무것도 담지 못한다는 것은 넉 달 전 총선이 가르쳐준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원영섭 통합당 윤리위 부위원장도 페이스북에서 전 목사와 관련 "이제 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 전광훈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문재인 퇴진 국민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권창회 기자
    '코로나 확산=전광훈=통합당'?…"유치한 정치" "국민건강을 정치쟁점화"

    한편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여권이 코로나 확산과 관련해 전 목사와 통합당을 엮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이용해 보려고 자꾸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면서 "그런 유치한 정치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통합당 일부 의원이 지난 15일 광화문집회에 참석한 것을 두고 코로나 확산 책임이 전 목사와 통합당에 있다고 더불어민주당이 정치공세를 편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당 회의에서 "광화문집회에 통합당이 참석했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음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참석금지조치를 취해야 옳았다"(김태년 원내대표) "통합당은 국민들한테 사죄하고, 이런 사태를 방치한 데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저야 한다"(설훈 최고위원) 등 코로나 확산 책임을 통합당에 돌렸다.

    이와 관련,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본지와 통화에서 "민주당이 왜 국민건강을 정치쟁점화하는지 그 의도가 궁금하다"며 "최근 (민주당이) 궁지에 몰려서 그러는 거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김 대변인은 전 목사와 관련해서는 "저희와 함께한 적도 없으며, 미래통합당과 관계도 없다"면서 "확진 후 한 행동에는 유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