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인사 글에서 검찰 인사, 검·언 유착 수사 비판한 문찬석… '추미애 장관' 책임 물어
  • ▲ 문찬석(사진) 광주지검장(59·사법연수원 24기)이 8일 오후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 문찬석(사진) 광주지검장(59·사법연수원 24기)이 8일 오후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사법 참사"라고 비판하며 추미애(61·14기) 법무부 장관에게 책임을 물었다. ⓒ뉴시스
    문찬석 광주지검장(59·사법연수원 24기)이 '검·언 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사법 참사"라고 비판하며 추미애(61·14기) 법무부 장관에게 책임을 물었다. 문찬석 지검장은 지난 7일 검찰 인사에서 좌천성 발령을 받고 사직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총장 지휘권까지 박탈한 검·언 유착 수사… '차고 넘치는' 증거 어디에?"  

    문 지검장은 8일 오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검·언 유착 사건을 수사한) 중앙지검 수사팀은 치명적인 잘못을 범했다"라며 "(채널A 이모 전 기자가 받는) 강요미수죄라는 사건이 이렇듯 어려운 사건인지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언 유착이라는) 사건은 검찰청법에 규정된 총장의 지휘감독권을 박탈하는 위법한 법무부장관의 지휘권까지 발동된 사건이고, 그것도 수사팀이 요구해서 그리된 것"이라며 "'차고 넘친다는 증거'는 어디에 있는가, 그 증거들이 확보됐다면 한동훈 검사장은 감옥에 있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문 지검장은 검·언 유착 사건의 실체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사건을 두고 "사법참사"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한 감찰 혹은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자들이 승진하거나 검사직을 유지하는 데 대해서도 참담하다고 표현했다.

    문찬석 "추미애 장관님, '사법참사' 책임 누가 져야 하나"  

    그는 추미애 장관을 향해서는 "장관께서는 5선 의원과 여당 대표까지 역임하신 비중 있는 정치인"이라며 "이 참사는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고도 했다.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에게는 미안함을 표했다. 문 지검장은 "제게 좀 더 남아 있어줄 수 없느냐며 만류하신 총장께는 미안하다"며 "남은 임기 1년은 일선과 직접 소통하면서 개정된 형사소송법에 걸맞는 새로운 검찰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7일 단행된 검찰 인사에는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천하에 인재는 강물처럼 차고 넘치듯이 검찰에도 바른 인재들은 많이 있다"며 "그 많은 인재들을 밀쳐두고 이번 인사에 관해서도 언론으로부터 '친정권 인사들'이니 '추미애의 검사들'이니 하는 편향된 평가를 받는 검사들을 노골적으로 전면에 내세우는 이런 행태에 대해 우려스럽고 부끄럽다"고 꼬집었다.

    7일 검찰 인사도 비판… "호남·친정부 출신 출세했다지만" 

    이어 "언론에서는 호남출신 검사들이 출세하고 중용된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호남출신인 저와 김웅이 눈에 가싯거리가 됐다"며 "김웅은 국회의원으로서 여의도에서, 저는 변호사로서 서초동에서 제 남은 역할을 다 하려 한다"고 전했다. 

    문 지검장은 지난 7일 인사에서 광주지검장에서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성 발령을 받았다. 그는 전라도 영광 출신으로, 1995년 서울지검 의정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광주지검·서울지검·부산지검 등을 거쳐 2013년 4월 초대 증권범죄합수단장을 맡았다. 2019년 7월 광주지검장으로 발령받았다. 

    그는 지난 2월10일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기소하라'는 윤 총장의 지시를 거부한 이성윤(59·23기) 서울중앙지검장을 공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