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초라한 부산" 이어 또 망언… 野 "與 서울서 받은 표는 천박한 표인가" "천박한 서울시장에 무공천?"
  •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박성원 기자
    "초라한 부산"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에는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자당 대표의 발언에는 사과하지 않은 채 "특정 발언만 문제 삼아 보도한 데 우려를 표한다"며 언론을 탓했다.

    이해찬, 세종시서 서울 언급하며 "이런 천박한 도시 만들면 안 돼"

    문제가 된 이 대표의 발언은 지난 24일 '세종시의 미래, 그리고 국가균형발전의 시대'를 주제로 열린 세종시 토크콘서트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서울 한강 변에 배를 타고 지나가면 '무슨 아파트 한 평에 얼마'라는 설명을 쭉 해야 한다"며 "갔다가 올 적에도 아파트 설명만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프랑스 파리) 센강에 가면 노트르담 성당 등 역사 유적에 대한 설명을 듣고 프랑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게 된다"며 "우리는 한강 변에 아파트만 들어서서 '단가가 얼마, 얼마'라고 말하는데, (세종시는) 이런 천박한 도시로 만들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세종시를 문화도시로 발전시키자는 취지에서 나왔지만, 수도 서울을 '천박한 도시'라고 지칭해 논란이 일었다.

    하태경 "정치적 이득 위해 지역감정 조장하는 나쁜 발언"

    야권은 지난 4월6일 이 대표가 부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부산에 올 때마다 매번 느끼는데 왜 교통체증이 많을까, 도시는 왜 이렇게 초라할까 생각한다"며 물의를 일으킨 것을 언급하며 '이해찬 대표의 망언'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25일 구두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지난 총선 때는 부산을 초라하다고 하더니, 이제는 대한민국의 상징이자 글로벌 10대 도시인 서울을 졸지에 천박한 도시로 만들어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서울 민주당 의원들이 받은 표는 천박한 표인가"라며 "아니면 '천박한 서울' 시장에는 민주당 후보도 낼 필요가 없다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은 초라하고 서울은 천박하다는 이해찬, 오거돈과 박원순 시장 성추문에 대한 자기반성인가"라며 "이 대표의 '부초서천'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참 나쁜 발언"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당 "망령처럼 되살아나는 이해찬 망언"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잊힐 만 하면 망령처럼 되살아나는 이해찬 대표의 망언"이라며 "10년간 시정을 맡아온 자신들(민주당)은 '천박한 도시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만든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말인가. 이 대표의 발언이야말로 양심의 가책이라고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무책임하고 '천박한'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與, 사과 없이 "특정 발언만 문제 삼아 보도한 것 우려"

    비판이 계속되자 민주당은 공보국 명의로 낸 성명에서 "이해찬 대표의 발언은 세종시를 품격 있는 도시로 만들자는 취지"라며 "서울의 집값 문제, (서울이) 재산 가치로만 평가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뒤 문맥은 생략한 채 특정 발언만 문제 삼아 마치 서울을 폄훼하는 것처럼 보도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사과 없이 이 대표의 발언을 보도한 언론을 탓했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정정합니다'라며 "제가 '이 대표의 입이 천박하다'고 한 바 있다. 제 발언은 이 대표를 품격 있는 사람으로 만들자는 취지이며, 서울을 그저 집값 및 재산가치로만 표상하는 그의 입방정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으로, 앞뒤 문맥은 생략한 채 특정 발언만 문제 삼아 마치 대표를 폄훼하는 것처럼 오해하지 말아달라"며 민주당의 유감 표명을 패러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