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의 비핵화(非核化) 의지’ 아직도 믿는다?‘창의적 해법’으로 ‘돼지저금통’ 채우기 나설 듯‘남북 도시 간 협력사업’이란 꼼수도 동원되고...
  • 李 竹 / 時事論評家

      이렇게 시작해보자.
      아래 ①과 ② 말씀 중에서 어떤 것이 맞는지, 마음에 드는지 고르시오.

      ①“국정원은 국가정보기관... 정보기관은 적을 추적하고 냉정하게 적을 파악해야 하는데 적과 친분관계 있는 분이 국정원을 맡아서 과연 되는가... 대한민국을 지키는 정보기관에 적과 내통하는 사람을 임명한 그 개념부터가 잘못된 것”

      ②“매우 부적절한 발언... 아무리 야당이라도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

      고르셨다면... 다음과 같은 ‘찌라시’의 넋두리와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상상해보시기 바란다.

      “이번 인사에서 리인영·임종석 두 사람에게 거는 기대도 많다... 두 사람이 다 ‘한미워킹그룹’ 문제에 비판적인 말들을 한 상황이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우리 민족끼리의 철학과 미국에 맞설 용기를 내야 한다...”

      왠지 두 사람의 이름이 빠진 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사족(蛇足)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찌라시’는 북녘의 그 무슨 ‘조국평화통일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나팔수라고 한다. 그 ‘평화통일’과 비슷한, 그러나 분명 ‘자유통일’은 아닌 듯한 ‘통일’부가 그 매체를 ‘찌라시’라고 평가했단다. 왜 굳이 ‘찌라시’라고 했을까?
      그리고 빠진 거 같은 이름들은 과연 누구일까? 일단은 ‘읽는 이’ 각자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고...

      그 ‘찌라시’가 지목한 분들의 말씀과 구상을 들어본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인데 의미를 왜곡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짜깁기했음을 양해하기 바란다.

      인사청문회에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께서 떠벌린 말씀들이다.
      “개인적으로는 한미연합훈련이 연기됐으면 좋겠다.”
      “북한이 비핵화(非核化)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벌크 캐시[대량 현금] 문제가 대북 제재와 관련해서 늘 직접적인 제약들로 작용하는데 새로운 상상력으로 뛰어 넘어야 한다... 인도적 교류협력 영역에서부터 작은 교역을 추진하면 좋겠다. 예를 들어 금강산과 백두산의 물, 대동강의 술을 우리의 쌀이나 약품과 물건 대 물건으로 교역하는 것...”
      “[남북] 인도적 교류와 관련한 영역에 있어서는 [한미] 워킹그룹에서 이야기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독자적으로 판단해서 정책을 추진해도 된다는 생각이다...”
      “[햇볕정책 등으로] 북한에 들어간 자금이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되었다는 것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다... 정부는 창의적인 해법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북녘 ‘돼지저금통’을 채워주려는 제 딴엔 치밀한, 하지만 너무도 뻔해서 동네 강아지마저도 눈치 챌 ‘쩨쩨한 수법’[일명 꼼수라고 한다]에 다름 아닌 듯하다. ‘인도적’이나 ‘교류협력’ 말고 참신하게 꾸며댈 단어들은 없는 건지 원...
      말이야 어찌됐던 ‘돼지저금통’에 들어간 돈이며 물품의 실질적인 용도는 정작 그 ‘저금통’ 배를 갈라서 쓰는 ‘백도혈통’(百盜血統) 꼴리는 대로라는 게 상식 아니던가.
      더군다나 ‘북한은 비핵화(非核化) 의지를 갖고 있다’고? “삶은 소대가리가 앙천대소(仰天大笑)한다”는 표현은 이런 때 쓰라고 북녘에서 알려준 걸로 기억한다.

      또 다른 이름의 주인공과 관련된 언론보도 토막이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임명된 후 첫 행보로 남북 도시 간 협력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자신이 이사장인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을 통해 연내 남북한 도시 30쌍의 결연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또한 양키나라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눈 가리고 아웅’ 아닌가. 정권 차원이 아닌 ‘작은 지자체’ 단위로 쪼개서... 분산(分散)시키되 결과적으로 통합(統合)을 도모한다? 어차피 ‘돼지저금통’으로 들어갈 테니.
      ‘새로운 상상력’ 또는 ‘작은 교역부터’와 일맥상통하지 싶다. 두 분께서 ‘특수한 선후배’ 사이여서 호흡이 척척 맞는가 보다. 아무튼 이쯤 되면...

      그 ‘찌라시’는 단순히 허황된 종이 쪼가리가 아니라, ‘정론직필’(正論直筆)을 담고 있다고 해야 맞는다.
      그래서 그런지 ‘찌라시’ 속 선후배와 함께, ‘찌라시’ 밖 현·전직 정보맨들의 행보(行步)와 특별한 연기(演技)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지고 있단다.

      몇몇 호사가(好事家)들은 그 화려할(?) 막장 실화(實話)드라마의 제목을 ‘북한통본색’(北韓通本色)이라고 붙였다나 어쨌다나. 그런데...

      60년 전의 교훈이라지만, 지금도 유효할 듯해서 적는다. 비록 순한(?) 용어를 쓰고 있지만, 남의 나라 얘기 같지가 않아서...

      “공산주의자들이 계속해서 전쟁을 대비하는 반면, 우리는 평화 유지에만 몰두한다. 우리가 ‘타협’[대화]에서 문제 해결의 방법을 찾을 때 공산주의자들은 문제 해결의 방법을 ‘승리’에서 찾았으며, 동시에 우리가 타협을 통해 세계를 달래려 할 때 공산주의자들은 정복하려 했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