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옥 '긍정의 힘' 단장 "文 연설 듣고 국민으로서 치욕감… 당신도 느껴보라고 던졌다"
  • ▲ 16일 오후 3시19분경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회의장에서 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마치고 나온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날아온 검은 구두. ⓒ이종현 기자
    ▲ 16일 오후 3시19분경 서울 영등포구 국회 본회의장에서 21대 국회 개원 연설을 마치고 나온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날아온 검은 구두. ⓒ이종현 기자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된 지 48일 만인 16일 개원식이 열렸다. 1987년 개헌 이후 가장 늦게 개원한 것으로 '최장 지각 개원식'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개원 축하 연설을 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국회를 나서는 도중 한 시민으로부터 "빨갱이"라는 소리와 함께 신발이 날아와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을 향해 신발을 던진 이 시민은 본지와 통화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치욕감을 느껴 문재인도 한번 느껴보라고 던졌다"고 말했다. 

    300개 헌법기관 마주한 文…민주당은 '기립박수' 통합당은 '냉랭'

    이날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21대 국회 개원식은 박병석 국회의장과 김상희 부의장을 비롯해 국회의원 300명이 참석했고, 정부 측에서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을 비롯한 각부 장관들이 참석했다.

    "국회의원의 직무를 양심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한다"는 300명의 다짐과 함께 시작된 개원식은 박 의장의 개원사와 문 대통령의 개원연설로 진행됐다. 

    박 의장은 개원사에서 "△국민을 지키는 국회 △국민과 함께하는 국회 △국민의 내일을 여는 국회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박 의장의 개원사가 끝나자 문 대통령이 연설을 하기 위해 본회의장으로 입장했다. 그러자 자리에 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일동 기립해 박수를 쳤지만, '검은색 마스크'를 쓴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대부분 문 대통령을 바라만 볼 뿐 박수를 보내지는 않았다.

    文 "협치도 손바닥이 마주쳐야" 발언에…"에이~" 야유 쏟아지기도

    특히 문 대통령이 연설에서 "우리는 국민들 앞에서 협치를 다짐했지만, 실천이 이어지지 못했다" "협치도 손바닥이 서로 마주쳐야 가능하다"고 말하자, 통합당 의원 일부에서는 "에이~"라는 야유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연설을 마친 문 대통령은 각 당 지도부와 환담을 위해 곧바로 국회의장실로 향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참석했고, 통합당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대표가 함께했다. 

    文, 국회 나서자 "빨갱이 문재인 끌어내자" 말과 함께 신발 날아와

    문 대통령이 환담을 마치고 국회 본청에서 나온 오후 3시19분쯤, 갑자기 한 시민이 문 대통령을 향해 검은 신발을 벗어 던지는 돌발상황이 발생했다. 

    이 시민은 문 대통령을 향해 "지금 이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냐. 가짜 평화주의자, 가짜 인권주의자 문재인. 어떻게 평화와 인권을 운운하냐"며 "빨갱이 문재인을 자유대한민국에서 당장 끌어내야 한다"고 소리쳤다. 

    결국 이 시민은 현장에 있던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시민은 오후 1시30분쯤 개원식 방청을 위해 국회에 들어와 문 대통령의 연설을 직접 방청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입장이 금지돼 국회 계단에서 문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文 연설' 듣고 치욕감... 당신도 느껴보라고 신발 던졌다

    문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부르며 신발을 던진 이 시민은 정창옥 긍정의힘 단장으로 밝혀졌다. 정 단장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돼 영등포경찰서에 와 있다"고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진 혐의로 "조사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정 단장은 '왜 신발을 던졌느냐'는 물음에 "(문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수치스럽고 치욕감을 느껴 문재인도 한번 느껴보라고 신발을 던졌다"고 말했다.
  • ▲ 16일 오후 3시30분경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 16일 오후 3시30분경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빨갱이"이라고 외치며 검은 구두를 던진 정창옥 긍정의힘 단장이 국회 경호원으로부터 제지를 당하고 있다. 정 단장은 이날 현행범으로 체포돼 영등포경찰서로 이송됐다. ⓒ이종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