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산에 갔다가, 12시쯤 오겠다" 말하고 나간 뒤 숨져… "실종 당일, 서울시 대책회의"
  •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실종 당일인 9일 오전 공관을 나서는 모습. ⓒ뉴시스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실종 당일인 9일 오전 공관을 나서는 모습. ⓒ뉴시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비서실장이 박 전 시장 실종 당일 성추행 고소 사실을 파악하고 대응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시장 측근들은 이날 '시장직 사임 가능성까지 거론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한국일보 등에 따르면,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별보좌관은 9일 오전 6시30분~7시 고한석 시장비서실장에게 박 전 시장의 피소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박 전 시장이 실종되기 약 3시간 전이다.

    젠더특별보좌관, 8~9일 오전 서울시 관계자 등에게 '불미스러운 일' 보고   

    임 특보는 전날인 8일 오후 3시 박 전 시장을 만나 "주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실수한 것 있으시냐"고 물었다고 한다. 박 전 시장은 "일정상 바쁘니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답했다. 피해자의 고소장은 이날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접수됐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로부터 5시간가량 지난 오후 9시30분쯤 박 전 시장은 임 특보를 공관으로 불렀다. 이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무엇인가' 정도의 대화가 오갔다. 일부 시 관계자는 이 자리가 '박 시장 고소 사건과 관련한 대책회의'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 고 실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다음날인 9일 새벽 임 특보가 관련 내용을 고 실장에게 전달했다고 시 관계자들은 본다.

    "박 전 시장 실종 당일에야 피소 사실 등 논의"  

    임 특보의 보고를 받은 고 실장은 9일 박 전 시장 피소 사실을 알고 측근 등 시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했다. 고 실장은 성추행 의혹 관련 대응 지침, 박 전 시장의 견해 등을 묻는 관계자들에게 답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핵심관계자는 15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 전 시장은 8일 밤까지 사안의 심각성을 알지 못했다"며 "다음날(9일) 오전 미투 등으로 시장 신변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고 대응책 등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종 당일 오전에야 정무라인은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실종 당일인 9일 시장직 사임 가능성도 거론했다고 전해졌다.

    "박 전 시장이 오후 12시쯤 공관 돌아오겠다"는 주장도  

    박 전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44분 공관을 나섰다. 박 전 시장이 신변과 관련한 중대발표를 할 가능성도 이때 거론됐다. 박 전 시장이 측근에게 "산에 심기를 정리하러 간다. (산에) 갔다 와서 발표할 것"이라며 "오후 12시쯤 공관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는 앞선 고 실장과 임 특보의 의견과 배치된다. 고 실장은 15일 오전 "임 특보가 시장에게 피소 사실을 보고한 것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임 특보도 14일 한 언론에 "당시 고소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