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서 논란성 발언…당 내서도 "부적절" 비판
  •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 초청으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참석자의 질의를 듣고 있다.ⓒ정상윤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관훈클럽 초청으로 열린 관훈토론회에서 참석자의 질의를 듣고 있다.ⓒ정상윤 기자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관심 안 갖기로 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차기 대선이 1년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야권의 대선후보에 대해 본인이 책임지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논란이 일었다.

    이날 토론회의 최대 관심사는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2021년 재·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후보였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문으로 인해 내년 재·보궐선거 판이 커진 데다 더불어민주당이 당헌·당규에 따라 후보를 내지 않을 수 있어 통합당이 유리한 국면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백종원 어때요"(지난달 19일) "대한민국에 대통령 하나 만들어내야 할 것 아닌가"(지난 1일)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는 경우에 따라 대통령 선거에 버금가는 선거를 해야 한다"(지난 10일)고 발언하며 유력 주자 찾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안철수·홍정욱·장성민·김동연? 노력하는지 모르겠어"

    하지만 김종인 위원장은 대뜸 이날 토론회에서 "저에게 '통합당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생각하고 있느냐' 거듭 묻는데, 대통령 후보는 국민 여론이 만드는 것이지 제가 만드는 일이 아닐 것이다"라며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용기 있게 나서는 사람이 있고, 다른 후보와 경쟁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자연히 '저 사람이다' 싶은 인물이 등장할 것"이라고도 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또 "믿으면 또한번 실망하게 되고 또한번 사과하게 되는 일이 생기니까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관심 안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정욱·장성민 전 의원, 김동연 전 부총리 등이 거론된다는 패널 질문에는 "그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되려고 노력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중 몇 명은 상상컨대 욕망을 갖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정부·여당의 거센 비판으로 대선주자로 유력 거론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정치적 성향을 알지 못해 대통령 후보로 적합한지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서울시장 후보? 관심 있는 사람 나타날 것"

    김종인 위원장은 서울시장 후보에 대해서도 "다음 대선후보와 마찬가지로 관심 있는 분이 하나둘씩 나타날 것"이라며 애매한 태도로 일관했다. 김 위원장이 이같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은 것은 대선주자를 언급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관심없다는 김종인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당에서는 부적절했다는 말이 나왔다.

    통합당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정치는 신뢰가 필요하다. 신뢰가 없으면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며 김 위원장이 우리당의 비전을 제시하고 이끌어가기 위해 왔는데 공당의 수장으로서 일관된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