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윤석열 측근' 한동훈 소환 예정, 채널A 기자 영장 방침… MBC 수사는 미진, '편파수사' 우려
  •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수사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한 채 진행된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로 전권을 쥐게 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소환 시기를 조율 중이다. 

    채널A 이모 전 기자로부터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가 신청한 수사심의위도 조만간 소집될 예정이다. 다만 수사팀이 검언유착 의혹에서 명예훼손 등 혐의로 함께 고발된 MBC를 대상으로 한 수사에는 미진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을 들어 편파수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진웅)는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한 검사장의 소환 시기를 조율 중이다. 

    한 검사장은 '윤석열 사단'의 핵심인사이자 윤 총장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수사팀은 지난달 초 한 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한 검사장이 이 전 대표를 대상으로 한 채널A 이 전 기자의 강압적 취재에 공모했다고 의심한다.

    '독단수사' 중앙지검 한동훈 소환, 채널A 기자 영장도 검토

    지난 9일 윤 총장이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서 자신을 배제하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를 받아들이면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정현 1차장-정진웅 형사1부장으로 이어지는 수사라인이 해당 의혹과 관련한 독단적 지휘권을 갖게 됐다.

    수사팀은 이 전 기자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검토 중이다. 수사팀은 지난달 대검 부장회의에 이 전 기자 구속영장 청구 방침을 보고했지만, 그의 강요미수 혐의 성립 여부를 두고 부장들 간 의견이 엇갈리면서 실제 영장 청구로 이어지지 않았다. 

    당시 부장들은 형법상 강요미수죄가 성립하려면 상대방의 의사결정 자유를 제한할 정도로 겁을 먹게 할 구체적 '해악의 고지'가 있어야 하고, 실제로 겁을 먹었다는 점도 입증돼야 한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추 장관의 수사지휘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전권을 확보한 만큼 구속영장 청구로 이 전 기자의 신병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 검사장 소환조사 이후에는 이 전 기자 구속영장 청구도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 ▲ 윤석열 검찰총장. ⓒ뉴데일리 DB
    ▲ 윤석열 검찰총장. ⓒ뉴데일리 DB
    이 전 대표가 신청한 수사심의위도 조만간 소집될 예정이다. 이 전 대표 측은 지난달 25일 수사심의위 소집신청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달 29일 부의심의위를 열고 수사심의위 소집을 결정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이 검언유착 의혹의 피해자라고 주장한다. 검찰 외부전문가들로 구성되는 수사심의위는 수사 계속 여부와 적법성 등을 심의한다. 수사심의위가 강요미수 혐의 성립과 검언유착 수사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낼 경우 수사팀의 수사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이 전 기자가 신청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로 중단된 상태다. 이 전 기자는 자문단 소집 절차가 중단되자 지난 8일 수사심의위 소집도 요청했지만 이날 오후 각하됐다. 사유는 "동일한 사건과 관련해 이미 부의 결정이 있어 수사심의위가 소집될 예정"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전 기자 측은 이 전 대표를 향한 강요미수 협박 혐의가 법리적으로 성립하기 어렵고, 구속영장을 청구할 만한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MBC 수사, 감감무소식… '편파수사' 우려 여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독단적 수사를 하게 되면서 '편파수사' 우려도 제기됐다. 수사팀은 검언유착 의혹으로 한 검사장, 이 전 기자와 함께 고발된 MBC를 대상으로 한 수사에는 미진한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검언유착 의혹이 실제로는 유력 정치인과 친여(親與) 성향 방송사인 MBC가 공모해 이 전 기자에게 덫을 놓았다는 '권언유착' 의혹도 제기하는 상태다. 

    수사팀은 검언유착 의혹의 최초 제보자인 지모 씨와 이를 보도한 MBC의 명예훼손 혐의도 함께 수사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채널A와 MBC를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MBC 영장만 기각돼 윤 총장에게 "공정한 수사를 하라"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후 MBC 수사와 관련한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이와 관련,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채널A 사건은 검언유착 외에도 권언유착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 부장검사는 "친여권 정치인과 제보자 지씨가 합심해 조국 전 장관을 수사했던 한동훈 검사장을 검언유착으로 몰고 갔다는 의혹도 있다"면서 "권언유착 의혹이 사실이면 현 수사팀 검사들은 객관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