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 1위로 부상… 민주당 "윤석열 제어할 필요" "왜 우리가 키워주나" 불만
  • ▲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때리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박성원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때리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박성원 기자
    범여권 인사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사퇴를 압박할수록 윤 총장이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등 오히려 주가가 상승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윤석열 때리기'를 주도하는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도 윤 총장의 위상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윤 총장을 향한 압박이 오히려 '윤석열 대망론'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윤석열, 피해자 코스프레 통한 성장 제어해야"

    민주당의 핵심관계자는 2일 본지와 통화에서 "윤 총장이 우리가 때릴 때마다 지지율이 올라간다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며 "우리도 시기와 상황을 적절히 조절해가며 윤 총장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통해 성장하는 것은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우리가 임명한 사람이 다른 세력의 대권주자로 꼽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윤석열에 숨 쉴 구멍을 줘야지, 안 그러면 정말 물린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의 한 의원은 "윤 총장이 지나치게 포장된 측면이 있다"며 "하지만 윤 총장을 향한 거취 압박으로 핍박받는 모습을 연출할 경우 국민 여론이 급격하게 기울 우려도 있다. 우리가 나서서 윤석열 대망론을 만들어주고 체급을 올려줄 필요가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앞서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 주중(6월 22∼26일) 실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총장은 10.1%로 민주당 소속 이낙연 의원(30.8%)과 이재명 경기지사(15.6%)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범야권 대선주자 중에서는 1위다

    더욱 커지는 압박… 野 "文정부, 지은 죄가 많나보다"

    하지만 일각의 우려에도 정부와 민주당의 윤 총장을 향한 압박은 더욱 거세진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전날 법사위 긴급회의에 출석해 "더 지켜보기 어렵다면 결단하겠다"고 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3일 라디오에 출연해 "조직을 위해 결단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게다가 추 장관은 이날 법무부장관의 지휘권을 발동해 검언유착 의혹의 사법처리를 판단하는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를 중단하라며 직접 지휘에 나섰다.

    야권에서는 이 같은 핍박이 윤 총장을 향한 두려움의 표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아무리 윤 총장이 미워도 자신들이 임명한 총장을 뿌리째 흔드는 모습을 국민이 어떻게 바라보겠나"라며 "괴롭힐수록 윤 총장의 주가가 수직상승하는 것을 알면서도 민주당과 추미애가 저러는 것은 문재인 정부 스스로 덮어야 할 죄와 지은 죄가 매우 많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