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여름 지나면 코로나 유행하기 좋은 환경될 것… 지금이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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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냉동화물선 선원 21명 중 16명이 확진판정을 받은 가운데 해당 화물선이 23일 오전 감천항에 정박하고 있다. ⓒ뉴시스
22일 하루 해외서 유입된 환자가 30명으로 급증했다.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한 탓이다. 해당 화물선은 입항하면서 유증상자 발생 사실을 검역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고, 검역 당국도 화물선 측의 신고 내용만 믿고 검역증을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하던 우한코로나(코로나19) 확산세가 대전으로 번진 가운데, 방역당국은 현재 상황을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엄중한 시기라고 평가했다.해외유입 사례 30명 폭증… 방문판매업체발 환자 수도권 202명, 대전 57명22일 하루 국내에서 신규 환자 46명이 발생해 누적 환자는 총 1만2484명으로 늘었다. 신규 환자 46명 중 해외유입 환자가 30명이다. 검역 과정에서 26명이 확진자로 분류됐고, 입국 후 지역에서 4명(경기 3명, 충북 1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해외유입 환자가 급증한 것은 지난 21일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에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한 탓이다. 해당 화물선 선원은 선장을 포함해 총 21명으로 현재까지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화물선 선원 중 3명은 입항 전부터 고열과 같은 의심증상이 있었으나 부산검역소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추가 조사가 더 필요하지만 부산검역소를 통해 러시아 화물선은 입항 전부터 의심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고열환자가 3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신고되거나 밝혀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검역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보건당국은 해당 선박에서 앞서 내린 사람 중 감염자가 나왔는데 그 사실을 안 해당국가가 국제보건규칙에 따라 최종 목적지에 통보해주는 것이 관례임에도 연락이 없었다고 설명했다.방역당국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 승선검역을 통해 유증상자를 발견하고 선원 전원에 대한 진단검사를 벌였다. 이 화물선과 관련된 접촉자는 도선사·세관·출입국관리·검역, 통역, 해운대리점, 수리업체 등 26명, 하역작업자 61명, 미확진 받은 해당 화물선 선원 5명 등 총 176명에 달한다.지역발생 환자는 16명으로 전날(11명)에 이어 이틀 연속 10명대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 6명, 경기 4명, 인천 1명 등으로 수도권에서 11명의 환자가 나왔다. 그 외 대전 4명, 대구 1명 등이다.완치 판정을 받는 환자는 전날보다 27명 늘어난 1만908명(완치율 87.4%), 사망자는 1명 늘어난 281명(치명률 2.25%)이다. -
- ▲ 23일 오후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되는 확진 선원들이 A호에서 하선해 부산소방재난본부의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뉴시스
수도권에서는 6월 이후 방문판매 업체, 종교 소모임 등과 관련한 집단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 관악구 소재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환자는 4명 늘어난 202명으로 200명대를 넘어섰다. 서울 도붕구 성심데이케어센터 관련 환자도 2명이 늘어 총 45명이 됐다.수도권-대전 연결고리 이어진 2차 유행… "중대한 기로에 선 엄중한 시기"대전 지역에서는 방문판매 업체 발 n차 감염이 확산하는 추세다. 대전 서구 방문판매 관련 환자는 전날보다 8명이 늘어 총 5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문판매업체 방문 환자는 29명, 가족 및 동료 등 접촉으로 인한 확진자는 28명이다. 지역별로는 대전 39명, 충남 8명, 서울 4명, 전북·세종 각 2명, 광주·경기 각 1명 등이다.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4월말, 5월초 수도권 클럽 등을 중심으로 발생한 유행이 대전지역까지 연결고리가 이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다만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중심 지역과 유행의 연결고리가 다르다는 점을 들어 현재 상황을 2차 유행으로 봤다.권 부본부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유행이어서 큰 유행의 중심지를 대구·경북지역과 구분해 2차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지난 3~4월 대구·경북 지역에서 신천지 교회 집단감염 사태로 발생한 1차 유행이 완전히 끝난 뒤 수도권에서 집단 감염사태가 발생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방역당국은 산발적인 집단감염 사례가 수도권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현재 상황을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엄중한 시기"라고 판단했다. 최근 이틀 연속 지역사회 감염 환자가 10명대에 그친 것에 대해선 며칠 간의 감소세 유지로는 부족하다며 오히려 방심만 불러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권 부본부장은 "순간 방심하고 풀어지면 코로나19는 언제든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필연적으로 고위험군의 희생을 불러올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또 "코로나19는 가을 이후가 될 수록 유행에 더 유리한 조건을 갖게 될 것"이라며 "바로 지금이 코로나19를 최대한 눌러놓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