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속내도 모르고 섣부르게 추진하다 망신살… "민주당, 한치 앞도 못 봐" 강력 비판
  • ▲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발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5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발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정당 소속 의원 174명이 발의했던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 기류가 변했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3년 동안 추진한 한반도 평화구상이 사실상 실패로 결론난 상황에서 무리하게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종전선언 결의안 속도조절

    종전선언 결의안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던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결의안 채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지금 북한이 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상황에서 급하게 처리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도 "종전선언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태도 변화와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논의가 먼저"라며 "이미 발의됐으니 외통위에서 논의하지 않겠나"라고 공을 외통위에 넘겼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결의안이 외통위에 접수되면 검토 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송 의원은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문제는 일단 아직 접수가 안 됐기 때문에 접수되면 검토할 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결의안이 외통위에 접수되지 않았다는 송 위원장의 주장과 달리 결의안은 지난 16일 이미 접수가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통위 관계자는 "종전선언 결의안은 16일 외통위로 회부됐다"며 "회부되면 접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와서 발 빼나?…野 "황당하다"

    민주당이 결의안을 주저하는 듯한 모습에 야당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북한 김여정이 우리를 협박하고 막나가는데 민주당이 이를 간과한 채 한치 앞도 예측 못하고 결의안을 냈다는 자체가 편향되고, 전문지식도 없고, 단견을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실질적 군사행동 가능성을 배제하면 안 되는 상황에서 종전선언을 하자고 한 사람들이 이제 와서 입장을 회수하려 하냐"냐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