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특감반원, 5일 조국 직권남용 재판서 법정 증언… "천경득 두려워 초기에 진술 못했다"
  •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직권남용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 첩보를 최초로 생산해 보고한 특감반원과 특감반 데스크가 5일 조국 전 장관의 직권남용 재판에 나와 '윗선의 중단 지시가 없었다면 유재수를 대상으로 한 감찰이 계속 진행됐을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들의 앞서 "윗선의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고 증언한 이인걸 특감반장의 증언과 일치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의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전 특감반원과 특감반 데스크가 증인으로 나왔다. 

    특감반원 이씨는 "비위 첩보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했는데, '유재수가 사표를 내기로 했으니 (감찰을) 마무리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더이상은 못하겠구나, 이런 식으로 생각했었다"고 증언했다. "마무리를 짓지 못해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고도 말했다. 

    이씨는 특감반의 감찰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내려오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윗선의 감찰 중단 지시가 없었다면 유 전 부시장을 대상으로 한 감찰도 계속됐을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씨는 "(유 전 부시장이) 병가에서 돌아오면 자료를 받아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감찰에 응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보고서를 따로 써서 감사원에 보내든지, 수사의뢰를 하든지 하는 수준으로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검찰에서 초기에 진술을 솔직하게 하지 못한 이유로 "천경득 청와대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초기에 사실대로 진술을 안한 것은 유재수보다 천경득이 더 두려웠기 때문"이라며 "천경득이 문재인 캠프 출신인데 청와대 내에서 상당한 권한이 있고, 그와 마찰이 있으면 청와대에서 오래 못 버티고 나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씨에 앞서 증언한 전 특감반 데스크 김씨도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김씨는 "중단 지시로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아 기분이 언짢았다"면서 "민정비서관실은 감찰반의 의견을 존중하는 편"이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또 유재수 비위 첩보가 보고된 이후 특감반원 이씨를 대상으로 한 음해성 투서가 올라왔으며, 유 전 부시장이 국회에서 마주친 이씨에게 "아직도 청와대에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이날 법원에 출석하면서 "언론이 검찰의 일방적 주장이나 첩보를 여과 없이 보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피고인 측 목소리도 보도해달라. 기계적 균형이라도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조 전 장관은 또 "고위공직자에 대한 감찰 개시와 진행, 종결은 민정수석의 권한"이라며 특감반의 감찰을 종료시킨 것이 직권남용이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2017년 당시 유 전 부시장을 대상으로 한 특감반의 정당한 감찰을 무마한 혐의(직권남용) 등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