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기준 '이태원 클럽발' n차 감염자 52%, 방문확진자 넘어서… 전문가들 "연락두절 2100명, 불안요소"
  • ▲ 이태원의 대표적인 게이클럽 '킹' 앞에 취재진이 몰려 있는 모습. ⓒ권창회 기자
    ▲ 이태원의 대표적인 게이클럽 '킹' 앞에 취재진이 몰려 있는 모습. ⓒ권창회 기자
    '이태원 클럽발' 우한코로나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지 열흘 만에 '4차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n차 감염'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 가운데 2100명의 행방조차 파악하지 못해 지역사회 내 '조용한 전파'가 확산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 국내 이태원 클럽발 누적 확진자는 총 187명이다. 전날 175명에서 12명 증가했다. 187명 중 클럽을 직접 방문했다가 코로나에 걸린 사람은 89명(48%), 이들 확진자와 접촉해 코로나에 감염된 'n차 감염'이 98명(52%)으로 파악됐다. 

    이태원 클럽 감염자들로 인한 'n차 감염자'가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확진자보다 많아진 것이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앞으로 n차 감염자 증가와 이들로 인한 지역사회감염을 우려했다.

    '거짓말' 학원강사 등 이태원 클럽발 4차 감염 확산

    실제러 n차 감염은 4차까지 퍼졌다. 첫 4차 감염 사례는 서울구치소 근무자 A씨다. A씨는 서울 도봉구의 노래방을 방문한 3차 감염자와 여행을 다녀온 뒤 16일 확진판정받았다.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6일 처음 발생한 뒤 열흘 만이다.

    방역당국이 파악한 A씨의 감염경로는 이렇다. 이태원 게이클럽인 '킹클럽'을 출입한 관악구 46번 확진자(1차)와 접촉한 서울 '도봉구 10번 확진자(2차)'가 창동의 가왕코인노래방을 방문했고, 같은 시간대 해당 노래방에 있던 '도봉구 13번 확진자(3차)'를 감염시켰다. 

    이후 A씨는 9일 도봉구 13번 확진자와 여행을 다녀오면서 감염됐다. A씨는 도봉구 13번 확진자가 우한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을 알고 구치소 측에 알린 뒤 자가격리에 들어가 검사받았다.

    두 번째 4차 감염 사례는 같은 날 서울 노원구 소재 노래방에서 발생했다. 관악구 46번(1차) 환자가 이용한 관악구 노래방의 같은 방을 사용한 강서구 31번 환자(2차)가 감염됐고, 강서구 31번 환자와 직장동료인 노원구 28번(3차)에 이어 노원구 28번 환자의 딸(4차)까지 감염됐다.

    19일에도 4차 감염자가 추가됐다.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확진판정받은 뒤 자신의 신분을 '무직'이라고 속인 인천 102번 환자로부터 비롯됐다. 인천 102번 환자는 2~3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역학조사에서 무직이라고 답했다. 그의 실제 직업은 학원 강사다.

    그는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택시를 탔는데 이 택시기사가 인천 125번 확진자(2차)로 확진판정받았다. 이후 택시기사의 아내인 인천 126번 환자(3차)에게 전파됐다. 

    4차 감염자로 추정되는 용인 72번 환자는 인천 126번 환자의 손자다. 올해 네 살이며, 조모의 집에서 일시 거주하다 우한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연락불응자 2100명, 불안요소"

    전문가들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하고도 방역당국과 연락이 닿지 않은 2100명을 불안요소로 지적했다. 이들로 인해 지역사회 내 '조용한 전파'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들어 확진자가 크게 늘지 않고 있지만 검사받지 않은 2100명이 남아 있기 때문에 불안요소는 여전하다"며 "이태원 클럽 사태는 이런 식의 조용한 전파가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이어 "(우한코로나의) 조용한 전파가 이것(이태원 사태)만 있지는 않을 것이고, 이 외에도 충분히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확진자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큰 유행이 없어 비교적 통제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아직 2000여 명의 검사 불응자들이 있기 때문에 이들 중에서 무증상 감염자들이 있다면 또 다른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용인 66번 확진자처럼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 않으냐"며 "의외의 곳에서 또 감염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