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6일 아프면 3∼4일 쉬기 등 5대 수칙 발표… 직장인들 "직장문화 모르는 사람이 만든 수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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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세균 국무총리. ⓒ박성원 기자
정부는 우한코로나 확산 방지와 관련해시행해온 '사회적 거리 두기'를 6일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했다. 하지만 '생활 속 거리 두기' 참여를 당부하며 발표한 5대 핵심수칙과 31개 세부지침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7일 정부가 발표한 생활 속 거리 두기 5대 핵심수칙은 △아프면 3∼4일 집에 머무르기 △사람과 사람 사이, 두 팔 간격 건강 거리 두기 △30초 손 씻기, 기침은 옷소매에 △매일 2번 이상 환기, 주기적 소독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등이다.업무 4분야, 일상 9분야, 여가 18분야 등 31개 세부지침도 마련했다. 정부는 생활 속 거리 두기를 시행하면서 사회·경제활동을 순차적으로 재개할 방침이다.'생활 속 거리 두기' 시작했지만… "현실성 없다"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생활 속 거리 두기 정착으로 튼튼한 방역이 뒷받침돼야만 등교수업도, 경제 활성화도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제한적 범위에서나마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말했다.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생활 속 거리 두기' 핵심수칙 등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우선 직장인들부터 핵심수칙 지키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서울 강남의 한 IT업체에서 일하는 최모(29·남) 씨는 "코로나 검사를 받는 날도 무급휴가를 쓰거나 개인 연차를 소모해야 한다"며 "게다가 프로젝트 진행 중에 급작스럽게 아파서 집에 3~4일 머무르는 것을 회사에 말할 수 있을지도, 회사가 허락해줄지도 의문"이라고 씁쓸해 했다.경기도 성남의 한 제조업체 근무자 강모(34·남) 씨 역시 "회사로부터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시행돼 아프면 3~4일 쉴 수 있다는 말을 들은 바 없다"며 "직장문화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만든 수칙 같다"고 비판했다.대중교통 이용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용객 간 최소 1m 이상 거리를 둘 것을 권했다. 그러나 지하철을 비롯해 승강장은 출퇴근시간 인파가 집중되기 때문에 1m의 거리 두기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실제로 이날 출근시간에는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재택근무를 하던 직장인들이 대거 지하철과 버스 등으로 몰려들어 1m 거리 두기는커녕 목적지까지 근처의 탑승객들과 바싹 붙어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의료계 "사회적 거리 두기 2주 연장했어야"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연장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하 대한의사협회 주무이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연휴기간 굉장히 많은 인구 이동이나 밀집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확진자로 나타나기까지 최대 2주의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방역·의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는 이런 결정(생활 속 거리 두기 시행)은 시간을 두고 결정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김 이사는 "정부의 이번 결정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함에 따라 국민들의 누적된 피로감·긴장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지역 감염자가 0명으로 나오지만 방역당국은 촉각을 곤두세워 호흡기환자 감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 역시 "황금연휴가 끝나고 2주 정도는 사회적 거리 두기를 더 연장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날씨가 더워지면서 확진자가 폭증할 것 같지는 않지만, 아직까지 잠재적 위험은 남아 있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