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요구하는 유가족에 "나 국회의원 아니다" 싸늘… "오만한 이낙연" 비판 높아도 친문들 '방관'
  • ▲ 지난 5일 이낙연 전 총리가 일반 조문객 신분으로 경기 이천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 지난 5일 이낙연 전 총리가 일반 조문객 신분으로 경기 이천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서희청소년문화센터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이 5일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았다가 유족들과 언쟁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이 쏟아졌다. 야권에서는 "오만해진 것이냐" "오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낙연 "장난으로 왔겠나"

    분향소를 찾은 이 위원장과 마주한 유가족들은 대안을 제시하며 울분을 토했다. 한 유가족이 "정치권이 싸우느라 국민이 죽어간다"고 항의하자 이 위원장은 "제가 (현직)국회의원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대안을 가지고 오라. 유가족과 장난하나"라고 외치는 유가족에게 이 위원장은 "장난으로 왔겠나"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또 "제가 정부에 있는 사람인가. 국회의원도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위원장이 유가족과 나눈 대화가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비판이 쇄도했다. 황규환 통합당 부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어제 이 당선자의 태도에서는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선거운동 마지막 날 '오만한 민주당 버릇을 잡아 놓겠다'고 국민 앞에 다짐했는데, 자신부터 오만해진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소속 장제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권의 직전 총리이자 4선 국회의원, 전직 전남지사, 21대 국회의원 당선자, 차기 대통령 선호도 1위인 분이 가족을 잃고 울부짖는 유가족과 나눈 대화라니 등골이 오싹하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논리적으로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왜 이리 소름이 돋나"라고도 언급했다.

    "오만해진 것 아닌 지 돌아볼 일… 등골이 오싹"

    민생당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정우식 민생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마디로 정리하면 알맹이 없는 조문"이라며 "차라리 조문을 하지 않았으면 그동안 축적됐던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특별한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통합당의 한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는 이낙연 전 총리에 대한 비판을 민주당이 수수방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만약 친문 정치인이 저런 위기에 몰렸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저런 위기에 몰렸더라면 민주당에서 들고 일어났을 텐데 조용한 것을 보니 이 전 총리가 진짜 친문은 아닌가보다"라고 비꼬았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같은 부정부패에도 자기들이 조국이라며 지키던 친문세력이 이 전 총리와 관련해서는 조용한 것이 이례적"이라고 의아해 했다.